경기부양책과 함께 지하철 건설 가속화
올들어 중국 자동차 판매수 미국 앞질러
찬샤오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40년 동안 시작과 중단을 반복해 온 지하철 공사 때문이다. 올해 67세가 된 엔지니어인 찬은 60개의 대형 굴착기를 돌리는 일꾼들을 지휘하며 중국 동남부 지역 대도시 지하철 공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발전된 지하철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중국인의 자동차 사랑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2000년 이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9배가 늘었다. 찬의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도 광주시는 외곽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광주 메트로는 중국 전역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대중교통 공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최소 15개 도시에서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이며 12개 도시가 이를 추진 중이다. 베이징 당국이 수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지방 정부에게 사회 간접 자본 투자를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월드 뱅크의 대중교통 전문가인 쇼믹 멘디라타는 “중국 사람처럼 건설에 열심인 나라는 없다”며 “지금 건설의 중심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서구 대중교통 전문가들은 환경에 스트레스를 적게 주는 대중교통 시설에 수 십 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 중국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부동산 개발 업자들에게 교외 신도시 건설을 허용함으로써 대중교통 시설의 혜택을 상쇄시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스탠포드의 대중교통 전문가인 리 시퍼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경비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찬은 도요타 공장 직원들의 출퇴근과 자재 운송을 돕기 위해 도요타 공장까지 새 라인을 개설했다며 차와 지하철의 결합을 변호한다.
지하철은 뉴욕 같이 주차비가 비싸고 다리와 터널 요금이 비싸 자동차 사용을 억제하는 도시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다. 차량 등록에 수천달러를 부과하는 상하이를 제외하고 중국에서 이런 정책을 쓰는 도시는 거의 없다. 경비와 지리적 제한 요인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는 새 지하철 공사를 꺼려한다. 유일하게 도쿄만이 버스보다 지하철 이용객이 많다. 버스가 더 싸고 더 많은 곳을 갈 수 있기 때문이지만 속도가 느리고 공해와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
중국은 걱정할 만하다.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승용차에서는 뒤졌지만 전체 차량 판매 수에서 중국은 미국을 추월했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양쪽 부문에서 모두 미국을 앞질렀다.
세계 경기 침체가 중국보다 미국 차 판매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1,200만이 살고 있는 광주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생산의 중심이다. 찬은 1965년 대학을 나오자마자 광주 지하철 계획 사무실을 열었다. 그 다음해 공사가 시작됐지만 암석이 나오는 바람에 10피트도 파지 못하고 공사가 중단됐다.
그 후 모택동이 중국 최고 기술진을 보내 굴착을 감독케 했지만 1970, 1971, 1974, 1979년 모두 실패로 끝났다. 문화혁명 기간과 직후 정치적 이유와 가난, 민족주의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기계를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1989년 공사를 준비하면 시 지도자들은 다운타운을 X 형태로 가로지르는 20마일 구간의 지하철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찬은 “당시만 해도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녔다”며 “광주 경제가 본격적으로 뜨기 시작한 것은 21세기 들어서”라고 말했다.
현재 광주는 71마일 구간의 지하철을 갖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지난 3년 사이 건설된 것이다. 그러나 계속 팽창하고 있는 도시 많은 지역이 아직 지하철역에서 멀다. 시 측은 내년 말까지 지하철과 고속 전철을 포함 83마일 구간을 더 건설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500마일 구간 공사가 추진되고 있으며 그 이상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은 이제 공사에 필요한 장비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으나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사회 간접 자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외국에서 수입해 오기도 한다. 굴착기 대부분은 독일 헤렌크네히트사 제품이며 IBM은 상점과 전등시설을 포함 30억달러에 달하는 광주 메트로의 자산을 관리하는 컴퓨터 시스템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광주 지하철 공사는 24시간 계속된다. 엔지니어인 왕지앙카는 일꾼들이 12시간 씩 5교대로 일하는 터널의 열기 때문에 땀을 줄줄 흘리고 있다. 월 400달러 미만의 싼 인건비와 20마일 공사를 1년 내 끝내는 공정으로 공사비를 절감하고 있다.
찬은 땅값 포함 광주에서 1마일 지하철을 뚫는데 1억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뉴욕에서는 1.7마일 구간의 2가 지하철 공사를 하는데 8년에 걸쳐 39억달러가 든다. 마일 당 24억달러가 드는 셈이다. 광주의 토지 소유자는 뉴욕에 비하면 별 권리가 없다. 찬은 “중국에서는 엔지니어가 이 빌딩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걸로 결정이 난다”며 “요즘 민주화가 돼 사람들이 나가지 않으려 하면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광주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다. 케리 리는 화난 컨트리 콤플렉스에서 10세 난 아들이 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 교외 커뮤니티와 시 중심을 연결하는 버스는 15분마다 떠난다. 그러나 최근 완성된 지하철은 그 근처로 지나가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하는 리의 남편은 매일 차를 몰고 출근한다. 자동차의 매력을 뿌리치기는 어렵다.
광주 시청에서 일하는 첸하오티안은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30분짜리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다 최근 혼다 어코드를 구입했다. 이제 출근시간은 10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그는 “내 월급에 좀 무리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진데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이용자 중에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없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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