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불사조로 거듭나고 있는 박찬호가 천적 에인절스를 상대로 중대한 시험을 치른다.
오늘 에인절스전 중요한 ‘갈림길’
운명의 출격이다.
LA 다저스의 박찬호(34)가 17일 오후 12시55분(LA시간)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시즌 첫 프리웨이 시리즈 2차전(TV-채널 11)에 선발 등판한다. 박찬호로선 1년 만에 잡은 빅리그 선발 출격인 동시에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선발 등판이다.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경기가 박찬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 시즌 롱릴리프로 성공적으로 변신했지만 그래도 박찬호의 본업은 선발투수다. 그는 다시 빅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뛰겠다는 목표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 이날 등판은 그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느냐를 가늠해보는 시험무대다.
또한 이날 등판은 박찬호(1승, 방어율 2.16)가 올 시즌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뚫고 들어갈 사실상 마지막 찬스다. 다저스는 이날 이후 오는 27일까지 5선발이 필요없다. 따라서 박찬호가 이날 어떻게 던지든 그는 이날 경기 후 다시 불펜으로 돌아오게 된다. 문제는 오는 27일 다시 5선발을 결정할 때 그가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인데 그것이 만만치 않다. 원래 5선발이었던 에스테반 로아이자가 곧 부상자명단에서 돌아오는데다 다저스가 애지중지 키우는 좌완 특급 유망주 클레이튼 커쇼가 마이너에서 팀의 호출만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부상으로 재활중인 전 팀 에이스 제이슨 슈미트도 부쩍 재활의 페이스가 빨라지고 있어 5선발 경쟁구도가 복잡해 질 전망이다. 박찬호가 에인절스를 상대로 호투한다면 이들과 함께 5선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지만 만약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기회가 올지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이날 등판을 통해 5선발을 굳히기는 어렵겠지만 경쟁구도에서 탈락할 수는 있는 것이다.
상대가 에인절스, 그 것도 애나하임 원정경기라는 것은 박찬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박찬호는 커리어 내내 에인절스를 상대로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고 특히 애나하임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 박찬호 개인 뿐 아니라 다저스 역시 남가주 라이벌인 에인절스를 상대로 열세를 면치 못해왔다. 특히 애나하임 스테디엄에선 5연패를 당하는 등 마지막 9게임에서 1승8패로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다.
심지어는 조 토리 감독까지도 에인절스는 껄끄럽다. 양키스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토리감독이 역대 맞대결에서 유일하게 지고 있는 상대가 바로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다. 토리감독의 양키스는 2002년과 2005년 플레이오프에서 소시아 감독의 에인절스에 패해 시즌을 끝마쳤다. 양 감독의 맞대결 성적표는 소시아가 44승36패로 우세. 소시아 감독은 양키스 뿐 아니라 자신의 친정팀이기도 한 다저스를 상대로도 30승18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더구나 에인절스는 올해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선두를 달리는 강팀이다. 박찬호의 마운드 상대는 올 시즌 6승무패(방어율 2.63)를 기록중인 어빈 샌타나. 아무리 뜯어봐도 박찬호로선 유리한 조건이 별로 없다.
하지만 박찬호는 올해 불사조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가 인상적인 피칭으로 그야말로 ‘바늘구멍’을 뚫고 빅리그에 재진입했고 초반 익숙치않은 구원투수로 비교적 많은 안타를 맞으면서도 고비마다 병살타를 유도해내는 노련한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시켜 2.16이라는 빼어난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시속 90마일 전후에서 머물렀던 직구 최고구속도 최근 93~94마일 선까지 끌어올려 구위 자체도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과연 박찬호가 ‘눈엣가시’였던 에인절스를 상대로 ‘코리안특급’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일전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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