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의 개막전 로스터 결정을 앞두고 조 토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찬호는 오는 29일 LA 콜로시엄에서 레드삭스를 상대로 5선발 레이스의 승패가 걸린 등판에 나선다.
박찬호 5선발 경쟁 끝까지 간다
다저스 파이널 컷 주말로 연기
토요일 역사적 콜로시엄 경기에 운명 걸린 듯
“일단 모두 다 데리고 LA로 간다”
지난주 플로리다 베로비치를 떠나 현재 애리조나에서 훈련과 시범경기를 하고 있는 LA 다저스가 24일 현재 팀의 메이저리그 캠프에 있는 선수 전원을 남가주에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다.
다저스는 당초 이날 팀 수뇌부 미팅을 갖고 개막전 로스터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 로스터 컷을 실시하지 않고 현재 메이저리그 캠프에 남아있는 선수 전원을 남가주로 이동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조 토리 감독은 오는 29일 오후 7시10분(LA시간) LA 콜로시엄에서 펼쳐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역사적인 시범경기에 5선발 후보인 에스테반 로아이자와 박찬호를 차례로 등판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숨 막히는 5선발 레이스는 11만5,000명(추정)이라는 야구 역사상 최다관중이 지켜볼 역사적인 경기에서 월드시리즈 챔피언 레드삭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기는 채널 9를 통해 중계된다.
다저스가 개막전 로스터 결정을 미룬 것은 그만큼 결정을 내리기 힘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다저스의 결정을 어렵게 하는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핵심에는 박찬호가 서 있다. 큰 기대없이 초청선수로 부른 박찬호가 시범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거듭하며 충분히 빅리그 엔트리에 포함될 자격을 입증했는데 정작 팀 로스터에 그의 자리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는데 다저스의 고민이 있다.
당초 다저스의 5선발로 유력시됐던 에스테반 로아이자는 시범경기 동안 박찬호에 비해선 떨어지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피칭을 보였다. 특히 마이너계약을 한 박찬호와 달리 로아이자는 올 시즌 650만달러의 개런티 빅리그 계약을 갖고 있다. 그 대신 박찬호를 택한다면 다저스로선 650만달러의 생돈을 날려야 할지도 모른다. 재정적 측면에서 아무런 부담이 없는 박찬호에 비하면 로아이자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는 것. 둘이 엇비슷하다면 로아이자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찬호와 로아이자를 모두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시키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25인 엔트리에 투수가 12명으로 늘어나게 돼 야수를 한 명 줄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이미 앤디 라로쉬, 노마 가르시아파라, 제프 켄트 등 주력타자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보험용’ 야수 요원이 절실한 상황에서는 선뜻 단행하기 힘든 결정이다. 클레이턴 커쇼와 같은 차세대 에이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아직 미결정 상태로 남아있고 이미 마이너행 옵션이 소진된 델윈 영과 쿠오홍치같은 유망주 선수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이들은 무조건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도 다저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담요소들이다.
다저스의 고민은 박찬호와 로아이자의 경쟁구도만이 아니다. 제3선발로 위치가 확정된 것 같던 채드 빌링슬리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호투하는 박찬호-로아이자와 상대적으로 비교돼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는 조짐이다. 아직은 빌링슬리가 선발로테이션에서 밀려날 기미는 전혀 없지만 이미 박찬호와 로아이자가 모두 다저스로선 버리기 아까운 존재로 떠오른 참에 때맞춘 빌링슬리의 부진은 뭔가 변화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들을 다 종합해보면 팀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겠다는 것은 자명하다.
다저스는 25일 피닉스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지막 애리조나 경기를 가진 뒤 남가주로 이동, 27일 LA 에인절스와 경기를 가진 뒤 레드삭스와 3연전(28, 30일 다저스테디엄, 29일 LA 콜로시엄)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시즌 개막전은 오는 31일 오후 1시10분(LA시간) 다저스테디엄에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펼쳐진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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