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사진판독으로 우승…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서 11초01
‘도대체 누가 이긴 거야’
사진판독에서도 거의 식별이 불가능했다.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이 그야말로 털끝 하나 차이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여자스프린터’가 됐다.
캠벨은 27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테디엄에서 열린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11초01에 결승선을 끊어 미국의 로린 윌리엄스(11초01)와 100분의 1초 단위까지 기록이 같았으나 장시간에 걸친 사진판독 끝에 우승자로 판정받아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위는 미국의 신예 카멜리타 지터로 이들에 불과 0.01초 뒤진 11초02를 찍었고 우승후보였던 토리 에드워즈(미국)는 11초05로 4위로 밀렸다.
<자마이카의 베로니카 캠벨(왼쪽)과 미국의 로린 윌리엄스가 전광판을 지켜보며 컴퓨터사진 판독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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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의 차이가 1위와 3위를 갈라놓았지만 1위와 2위는 분리시킬 수 없었다. 11초01의 기록은 역대 세계대회 사상 가장 느린 것이었지만 어쨌든 우승자를 가려야 했는데 문제는 컴퓨터 사진판독 화면을 아무리 뚫어지게 들여다봐도 누가 1위인지 알아낼 수 없었다. 1, 2위만이 아니라 3∼5위로 들어온 지타(11초02), 에드워즈(11초05), 킴 게바에트(벨기에·11초05)도 판독사진에 한데 몰려 있었다. 5명이 불과 0.04초 사이에 엉켜있었다.
언뜻 3레인의 윌리엄스가 머리 쪽은 앞선 것 같았지만 결승선 통과 기준인 가슴은 캠벨이 먼저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계방송 카메라도 누가 우승자인지 알 수 없었다. 스테디엄 전체가 술렁대고 있었다. 공식판정이 내려지기에는 5분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고 캠벨과 윌리엄스는 과연 자신이 이겼는지 졌는지도 모른 채 트랙위에서 마냥 서서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발표된 결과는 캠벨이 1위였고 윌리엄스가 2위로 밀렸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분의 1초로도 가리기 힘든 ‘털끝 하나 차 레이스’가 펼쳐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캠벨은 “전광판을 바라보는 5분은 내 생애 가장 오랜 기다림이었다. 1등에서 4등까지 오락가락해 혼란스러웠다.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말했다. 2위 윌리엄스는 “도무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로써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2위에 그쳤던 캠벨은 당시 우승자 윌리엄스를 제쳐 설욕에 성공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캠벨은 이번이 생애 첫 100m 메이저 대회 제패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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