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야드 파3 8번홀의 모습. 저 멀리 그린이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파3.5를 반내림했나?”
티박스서 그린이 ‘가물가물’…메이저사상 최장 파3홀
“파3.5 정도 될 텐데 USGA(미 골프협회)가 반올림 대신 반내림을 한 것 같다.”
제107회 US오픈이 펼쳐지는 펜실베이니아 오크몬트의 오크몬트컨트리클럽(파70·7,230야드)에서 화제중 하나는 파3 8번홀이다. 거리가 무려 288야드에 달해 메이저대회 사상 가장 긴 파3홀로 기록된 홀이다. 288야드라면 일반 골프장에선 당연히 짧은 파4홀이다. 오크몬트를 잘 모르는 팬들은 8번을 파4홀로 착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린에서 티박스가 잘 보이지 않아 중간에 신호 릴레이를 위해 마샬들을 배치시켰을 정도다.
필 미켈슨은 “아마도 파3.5 정도 되는 것 같은데 USGA가 반내림을 한 것 같다”고 말했고 서지오 가르시아는 “짧은 파4홀 아니냐, 여기서 버디 잡기에 가장 좋은 홀이 될 것”이라고 답해 주위를 웃기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 제프 오길비는 “바람이 없어도 3번우드나 드라이버를 잡아야 한다. 맞바람이라도 불면 아무도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S오픈을 가장 어려운 골프대회(The toughest test in golf)로 만들고 싶어하는 USGA는 항상 대회코스를 어렵게 셋업하고 있는데 현대 골프에서 장비와 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월등하게 향상되고 있음을 감안, 홀 길이를 늘렸다. 원래 252야드 파3인 이 홀은 지난 7번의 US오픈동안 거리변화가 없었으나 지난 2003년 US아마추어에서 선수들이 롱아이언으로 이 홀을 공략하는 것을 본 USGA가 거리를 무려 36야드나 더 늘리기로 결정, 역대 최장의 롱 파3홀로 재 탄생한 것.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라면 아이언을 잡을 생각도 하기 어렵게 됐다. 타이거 우즈는 연습라운딩에서 3번우드를 잡았다.
하지만 엄청난 거리에도 불구, 이 홀이 이번 대회 가장 어려울 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티박스가 약간 올라가 있어 내리막 티샷인데다 페어웨이도 그다지 좁지 않고 그린은 코스 가운데 가장 크고 평탄하다. 티샷으로 온그린에 실패해도 파를 세이브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또 USGA는 원래 티박스(252야드)를 이번 대회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남겨 놨다. 맞바람이 부는 등 날씨가 나빠질 경우 홀이 너무 어려워지면 원래 티박스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도 오크몬트의 나머지 홀 가운데 이 홀보다 쉽다고 단정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르시아는 “여기서 4(보기)를 쳐도 별로 타격이 없다. 어차피 버디는 거의 없을 것이다”면서 “목표는 3(파)을 치고 가능한 빨리 이 홀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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