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 독립운동가이자 한국인 최초의 미 의사인 서재필 박사 동상 건립 운동이 한인회 차원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대행 김인억)는 이르면 다음 주쯤 산하에 동상 건립추진위원회를 공식 설치하고 주미대사관과 함께 건립 플랜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그 동안 동상 건립에 반대 입장을 펴온 북버지니아한인회와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도 지지로 선회, 건립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연합회 김인억 회장 대행은 “늦어도 오는 연말까지 주미대사관 앞에 서 박사의 동상을 세운다는 일정 아래 건립위원회를 다음 주쯤 구성, 본격적인 건립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건립위원회는 지난 21일 권태면 워싱턴 총영사와 일부 한인들의 모임에서 추대된 강웅조 박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위원은 10-12인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강 위원장은 하워드대 교수인 역사학자로 워싱턴 한인사 편찬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 대행은 “각 한인회에서 1명씩에다 전문가들을 참가시켜 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라며 “곧 단체장 회의를 열어 참가 단체를 확정하고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7-8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립기금은 한국 정부의 예산과 동포들의 모금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 대행은 “한인사회에서 3만5천-4만 달러를 모금하면 대사관에서 나머지를 지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태면 총영사는 “정부 각 기관의 도움을 받아 건립 기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박사 동상 모형은 그의 출생지인 전남 보성에 있는 동상을 복제해 들여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약 3곳에 서 박사의 동상이 있으며 2004년에는 필라델피아 인근 미디어 마을에 있는 서 박사의 사저가 ‘서재필 기념관’으로 재단장된 바 있다.
이 기념관은 서 박사가 1925∼1951년 거주한 곳으로 1987년 사들여 개관했으나 방문객이 적어 방치되다시피 하다가 재단 측이 한국 정부 지원금 16만 달러와 모금 등 모두 40만 달러를 조달해 재개관한 것이다.
한편 동포사회에 부담을 준다며 동상 건립운동에 난색을 표해온 지역 한인회도 동참 의사를 밝히는 등 기존의 입장을 바꾸었다.
백인석 회장은 “한인사회에서 진행돼온 각종 건립운동이 마무리도 안 된 상태에서 다시 동포사회에 돈을 내놓으라고 할 순 없었다”며 “건립 취지에 대한 오해가 풀렸고 한인사회의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만큼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역시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신근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도 “건립의 당위성이나 시의성 등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한 점은 있지만 건립 그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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