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민
드디어 2006년 봄학기 시작입니다. MIT 는 특별히 학기가 13주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다른 학교들보다 늦게 개강 하고 일찍 종강 합니다. 2월 첫째주에 개강 하고, 5월 중순이면 종강입니다. 그리고 세 달 반 동안은 여름 방학이지요.
MIT Computer Science 에 와서 놀랐던 것은 수업을 참 적게 듣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학부와 대학원의 차이일 수도 있구요. 박사과정이 평균 5.5 년 걸리는데, 졸업 요건은 6과목입니다. 그것도 그 중 2 과목은 부전공 과목으로 이수해야 합니다.
첫학기에는 멋도 모르고, 괜한 열정에 어떻게 수업을 한학기에 한두개만 듣냐고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채 안되어, 왜 수업을 작게 들을 수밖에 없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지요. 각 과목의 과제가 나오는데, 정말 하루 이틀을 꼬박 새워야 할 수 있는 숙제들이었습니다.
일단 수업 내용들도 놀라웠습니다. 일단 교과서를 찾을 수 없는 교수님들의 최신 연구 결과들을 배우고, 하나의 수업이 끝나게 되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됩니다. 과제로 하게 되는 프로젝트는 좋은 논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과 조교들의 열정과 열심
에도 참 많이 놀랐습니다. 첫 중간고사 결과를 받고는, 아, 내가 정말 MIT 에 왔구나를 실감했습니다.
평균은 만점에 가까웠고, 어느 한 학생도 다른 학생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MIT 에서 이미 5학기를 보낸지라, 다른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진 것을 알아서 놀라는 경우가 드물지만, 첫 학기에 당황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 아찔합니다.
이번 학기는 수업을 하나 듣고, 청강을 두개 합니다. 첫 학기 이후에는 수업을 한 학기에 많아야 한 개까지 듣습니다. 수업 두 개를 들으면서 연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년차가 늘어갈 수록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 배우고 싶어지
네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청강을 하는데, 실제로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는 것이 아깝네요.
요즘은 다음 학기면 4년차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조급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더 많이 배우고 졸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MIT의 양질의 교육 환경을 더 잘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프랑스로 교환 학생을 갈 계획입니다. KAIST 에
서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었듯이 MIT도 해외로 나가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더 넓은 세상을 본다는 것은 참 중요하고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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