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엔 할인 혜택-업주는 단골확보 수단
샴페인에서 식품점을 하고 있는 이모씨는 요즘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을 느껴 고객관리 카드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는 단골 손님들을 고정적으로 유지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객들에게 멤버십 카드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조그만 세탁소나 식당을 운영하고 있더라도 이렇듯 고객 관리를 위한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갈라놓고 있다. 한인이든 타인종 고객이든, 이제 가만히 카운터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나갔고 어떻게든 손님들이 자신의 가게로 발걸음을 돌리게끔 동기를 부여하느냐가 바로 핵심이다.
한국이나 LA, 뉴욕에는 이미 신용카드처럼 생긴 멤버십 카드를 이용한 마케팅이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시카고 한인업소에서는 아직 그렇게 보편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1백달러 어치의 세탁물을 맡길 때마다 10달러를 할인 받을 수 있는 보너스 10포인트가 주어진다거나 10번 미용실을 이용하면 1번은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회원 카드 프로그램은 고정 손님을 만들거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뉴저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천사고객카드사의 박지환 대표는 이미 LA나 동부에서는 네일샵, 식당, 뷰티 서플라이, 액세서리·옷 가게를 비롯해 세탁소, 세차장에서 멤버십 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시카고는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멤버십 카드는 고객들이 사용할 때마다 마일리지 포인트를 적립해 보너스를 주는 것은 물론 고객의 이름, 기념일, 취향, 마지막 방문 날짜까지 기록돼 생일이면 사은품을 주는 등 고객 관리 서비스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카드에 포인트만 적립하면 선물 카드로 쓰일 수도 있다. 이밖에 선불카드 기능도 갖추고 있어 ‘수수료 없는 크레딧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고객카드에는 고객이 이용한 실적이 기록되며 이에 상응하는 혜택이나 신규 고객을 창출할 수 있어 고객관리를 대폭 혁신할 수 있다며 현재 뉴욕, 버지니아, 필라델피아 등 3개 지점망과 32개 주에 이 카드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번에 시카고에도 의욕적으로 진출해 카드 마케팅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된 신용카드 모양의 멤버십 카드를 받아 사용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여 할인 받거나 일정 수준을 넘겨 보너스 상품을 받을 수 있다면 기왕이면 그 가게를 다시 찾기 마련이다. 모든 소비자들의 공짜 심리를 충족시켜주면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고객들이 창출되는 홍보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작년 5월 네이퍼빌에 오픈한 초당 순두부 2호점도 본점을 통해 얻은 소문난 음식 맛과 더불어 VIP 멤버십 카드를 이용해 꾸준히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단골 손님을 유지하고 있다. 황진숙 대표는 아무래도 멤버십 카드를 사용하면 주인은 고객들을 잘 파악하여 관리하기에 편하고 손님은 한번이라도 더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방문 횟수를 늘리기 때문에 서로 서로 좋은 점이 많다고 말한다.
경기가 안 좋다는 푸념보다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좋은 마케팅 방법을 찾아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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