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식품업체들 회동 협회 창설
H마트 덤핑할 경우 강력 대응키로
H마트가 시카고에 진출해서도 덤핑 판매를 통해 소규모 업체들에게 타격을 주는 독점 시장을 만드는 것만은 막겠다며 이 곳 식품업계에서 강력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23일 세노야식당에는 클락마켓, 아시아 슈퍼, 중부시장, 남부시장, 아리랑 슈퍼, 던디마켓, 서울마켓 같은 식품소매상을 비롯해 진한식품, 코리아 팜, 태평양, 한미식품, 해태, 풀무원, 고향식품 등 도매·제조업체를 포함, 30여 시카고일원 식품업체 대표들이 모여 미중서부 한인식품협회를 공식 창설했다.
이들은 H마트가 애틀란타에서와 같이 대규모 자본력을 앞세워 배추·무 한 박스에 99센트라는 초저가 덤핑 판매를 통해 시카고 식품시장의 가격을 교란시켜 소규모 업체들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행위를 막고자 협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카고 현지 식품 소매상들이 무너지면서 도매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줄줄이 도산하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해 H마트 하나로 시카고 한인 식품업계는 공중분해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아시아 슈퍼 박병호 대표는 시카고에서 30년 동안 식품업을 하며 이제까지 크게 번 것도 잃은 것도 없이 현지 동포들과 동고동락하며 기반을 잡았는데 이제 와서 안방 내놓으라는 것이 H마트의 논리 아니냐며 도소매상들이 힘을 합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나간다면 살길이 있지 않겠냐고 힘주어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아무래도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위기였다. 클락마켓의 이회근 대표는 어떤 특별 품목을 공동구매해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가격 못지않게 서비스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태평양의 최용대 대표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놓치지 않느냐가 핵심이라며 가격을 벗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결국 참석자들의 의견은 하나의 단체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모아졌다. 클락마켓 이회근 대표는 10년전에 식품협회가 창립했다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실행을 못했는데 협회를 창립해 공동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어느 물건하나는 50센트라고 정하면 모두가 공통된 가격을 책정해 합동 광고하면 모든 고객들이 H마트까지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덤핑 같은 불공정 판매 행위에 대해서도 공동 항의를 통해 바로 잡겠다는 기세였다.
이번에 참석 소매업체들의 만장일치로 결성된 미중서부 한인식품협회는 소매상과 도매상의 성격이 다른 점을 들어 도매상들은 자문위원으로 하고 순수한 소매상들만으로 구성하기로 결정됐다. 차후에 소매상들이 모여 임원과 회장을 선출하고 도매상들과 관련 전문가들이나 한인 사회 인사들로 자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샴버그 아시아 슈퍼의 박병열 대표는 이렇게 단합해서 협회가 탄생한 것이 앞으로 우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열심히 대책 마련에 힘써 이제껏 그래왔듯이, 바로 옆에서 편하고 친근하게 고객들을 맞이할 수 있는 식품점으로 계속 남아있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참석자들은 현지 언론기관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지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은 물론 현지 업체들을 보호하는 중립적인 보도를 해야지 대기업 중심의 편파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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