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 플라워 샵 성공전략


각종 파티 문화가 발달하고 꽃을 좋아하는 미국 문화 속에서 소자본으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자영업으로 플라워 샵이 주목받고 있지만 막상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한인들이 꽃가게를 잘 꾸려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꽃을 좋아한다고 무작정 뛰어들어 단기간에 본전을 찾으려는 성급한 심리는 금물이다. 디어필드에 있는 스완슨스 블라솜 샵의 엘리자베스 황 디자이너는 미 주류 사회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꽃 문화와 절기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사과 상자보다도 꽃 선물을 받고 더 좋아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인들이기 때문에 그런 문화적 차이를 잘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플라워 샵의 첫 번째 성공 전략은 끊임없는 연구와 공부를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다. 암기 위주와 속전 속결 식의 교육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없다. 다운타운의 꽃 학원에 2달 정도 다닌 뒤 책을 보고 더 연습하면 되겠다는 식으로 플라워 샵을 차려서 2~3년 동안 혼자 어떻게 해보려다가 지쳐버리고는 가게를 처분해버리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요즘은 코스코나 주얼 같은 대형 매장에서도 꽃을 많이 팔고 있기 때문에 그 디자인을 뛰어 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가 중요하다. 황 디자이너는 고객이 야외 파티를 하면서 수영장에 꽃 장식을 띄우기를 원하면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머릿 속에 떠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디자이너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반 이상을 배우는데 재투자하고 있고 지금도 일본식 꽃꽂이를 배우기 위해 틈틈이 학원에 다니고 있다. 꽃을 사랑하고 꽃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꽃에 대한 지식이 많아지고 꽃을 만지는 시간이 길어지면 점점 색다른 나만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 같습니다. 밥을 안 먹고 꽃을 만져도 행복한 열정이 중요하지요라고 전한다. 꽃으로 감동을 줄 만한 상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플라워 샵을 어떻게 경영해 나가느냐도 관건이다. 꽃 디자이너, 포장 전문가, 배달 담당까지 모두 다 합쳐서 20명의 직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스완슨스 블라솜 샵은 20세부터 꽃을 만져 이제는 86세의 백발 노인이 된 슈나이더씨 부부가 소유주로 있고 그 딸들이 운영하고 있는 2대에 걸친 꽃 전문 매장이다. 슈나이더씨의 경영 전략은 모든 작업을 세분화시켜 전문가들을 배치한 뒤, 주인과 직원 모두가 더불어 잘 살며 꽃으로 아름다움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디자이너 6명이 맘껏 꽃을 만질 수 있다. 짧게 잘라 놓은 꽃을 아껴서 사용하거나 잘못 잘라진 꽃에 대해 핀잔을 듣는 경우는 없다. 남을 못 믿겠다는 생각으로 직원을 고용하는데 인색해, 꽃 디자인, 배달, 경영까지 다 혼자 하려는 욕심은 오히려 조그만 꽃가게로 머물다가 쉽게 지치게 되는 지름길인 셈이다. 꽃가게 역시 고객 관리가 생명이다. 손님이 몇 번을 불만해도 바로 가져다가 고쳐 주는 것이 까다로운 미국 고객 관리의 필수 지침이다. 플라워 샵도 손님들이 입에서 입을 통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때문에 한 명의 고객이라도 최대한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각종 파티나 웨딩용 꽃을 취급하는 것도 매출 증대에 중요하다. 엘리자베스 황씨는 어느 정도 여유 있는 미국인들은 4명이 모여서 식사를 해도 꼭 꽃을 꽂아 장식하는 것을 즐긴다며 폭넓은 고객층과의 유대 관계를 쌓아 계속해서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