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서를 넘어선 사랑’, 15만달러 적자
▶ 대형 한인 공연장 절실
지난 9월 시카고 무대에 선 대형 성극 ‘용서를 넘어선 사랑’에 시카고 동포들은 기립 박수와 갈채로 극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이 공연은 15만달러라는 엄청난 적자를 본 것으로 밝혀져 공연 주최측에게 큰 아픔을 안겨줬다.
일제 시대와 6.25 전쟁 등 격변의 시대에 한국 복음의 씨앗을 뿌린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성극 ‘용서를 넘어선 사랑’이 9월 24~25일 양일간 코페르니쿠스 극장에서 공연됐다. 한국의 인기 배우 이영범씨를 비롯해 고국에서 날라 온 50여명의 단원이 만들어 낸 이 무대는 시카고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수준 높은 대형 공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으나 완성도 높은 공연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를 주최한 시카고 예향문화선교회(대표 김왕기 장로)는 15만여달러 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게 됐다. ‘용서를 넘어선 사랑’ 극단의 미국 방문기간은 35일. 뉴욕, 필라델피아, 디트로이트, 미네소타, 시카고 등 5개 도시를 순방하며 공연을 가졌으나 시카고 2만여달러 적자를 비롯해 타지역에서도 각각 3∼4만여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예향 김왕기 대표는 연극팀 개런티, 체재비 등을 포함, 전체 비용에 30만여달러가 들었으나 반면 티켓 판매액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13만여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는 예상했던 관중동원에 실패했고 LA, 워싱턴 DC 등 흥행이 가능한 도시에서의 공연이 무산된데다, 7만여달러에 달하는 극단 항공료를 후원하기로 한 한국정부의 지원 포기 등을 대규모 적자 이유로 설명했다. 이중 가장 큰 타격을 미친 것은 관중 동원 실패. 예향측은 이 공연을 위해 오래 전부터 홍보 활동에 나섰지만 1,900명 수용 가능한 코페르니쿠스 극장을 이틀 간 방문한 관람객은 1,600여명에 불과했다. 관람인원 4천여명을 예상해 1만5천달러의 비싼 대관료(1일 기준)를 지불한 예향측은 당일 궂은 날씨와 적은 관람객으로 두 번 울었다. 김왕기 대표는 시카고에 적당한 공연장이 없다. 다운타운에 내려가면 대관료가 턱없이 비싸고 한인이 자주 이용하는 크리스천 헤리티지는 1천명을 수용하지 못한다. 1,500여명을 수용할 만한 대형 한인교회도 없다. 한인 문화회관이라도 있었으면 좋은 공연이 많이 설 수 있을 텐데...라며 문화 행사를 위한 한인 공간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공연 둘째날인 25일 다른 지역에서 대형 행사가 열려 관중이 분산된 것도 관중 동원의 실패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동원 인원이 한정돼 있는 시카고 현실을 볼 때 대형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중요한 겹치지 않도록 행사일정 안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연 적자분에 대해서는 다 내가 떠맡을 생각이다. 없는 돈이지만 문화사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손해가 너무 커서 당분간 문화행사 유치는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통해 시카고는 물론 타 지역에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은 큰 성과로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윤정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