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팬들 “제2의 홈팀 응원하는 기분” 열광
아드보카트의 ‘한국’
히딩크의 ‘호주’
베인하커의 ‘트리니다드’
바스텐의 ‘네덜란드’
네덜란드 출신 감독 4명이 각각 소속팀을 이끌고 내년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자웅을 겨루게 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선진출이 확정된 32개국 가운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와 레오 베인하커 감독이 이끄는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지난 16일 막차로 본선에 합류함에 따라 이미 본선에 올라있는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과 한국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 등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인 감독은 4명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네덜란드에서는 16일 호주 대 우루과이의 경기가 생중계되는 등 일찌감치 본선진출이 확정된 최근 자국팀을 제쳐놓고 호주와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승전보에 더 환호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며 본선에서 자국출신 4명의 사령탑 가운데 누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릴 지가 흥미로운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
마르코 반 바스텐 네덜란드 감독
레오 베인하커 트리니다드 토바고 감독
이들 4명은 모두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역임(또는 현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연소자인 반 바스텐이 모국 대표팀을 맡고 있다. 네덜란드가 이미 세계적인 강호인데다 월드컵이 바로 이웃나라인 독일에서 벌어진다는 점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어서 일단은 4명 가운데 반 바스텐의 전망이 가장 밝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 네덜란드인들은 4명 가운데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을 최고로 평가하며 반 바스텐을 최하로 치고 있어 묘한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19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맡아 4강까지 올린 뒤 2002년 대회에서는 한국을 4강으로 이끌어 이번 대회에서 모두 다른 팀을 이끌고 3연속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달성할 지 주목되는 명장 중의 명장. 한국의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94년 미국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8강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유로2004에서는 팀을 4강까지 이끈 검증된 명장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본선으로 이끈 베인하커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아약스 감독을 역임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한편 네덜란드에서는 호주가 우루과이를 꺾고 본선티켓을 따내자 TV에 “히딩크가 또 해냈다”는 자막이 흐를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자국출신 감독팀을 제2의 홈팀으로 응원하고 있다. 한 네덜란드인 팬은 “호주와 네덜란드와 한 조로 편성되면 히딩크가 반 바스텐의 약점을 완벽하게 파헤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월드컵에서 4명의 감독이 같은 국가 출신인 일은 지난 2002년에도 있었는데 당시는 필립 트루시에(일본), 브루노 메추(세네갈), 앙리 미셸(튀니지), 로저 르미에(프랑스) 등 4명의 프랑스인 감독이 각각 다른 팀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에 나온 바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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