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로부터의 대규모 자본 유입과 대형 업체 진출이 활발하다는 것은 그만큼 시카고 한인 시장이 미주 지역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새 바람이 시카고 한인 사회·경제에 가져올 이득은 무엇일까? 먼저, 유가 상승과 불경기로 위축돼 있는 시카고 한인사회에 이런 대규모 투자의 물결이 밀려들면, 사람들의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며 경기가 곧 좋아질 수 있다는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 새로운 직항노선을 이용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카고를 방문해서 한인 식당들을 찾게 되면 식당주인들은 자연스럽게 실내 장식을 더욱 깔끔하게 꾸미고 음식 맛을 좋게 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경쓰게 된다. 쾌적한 대형 매장에서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면 저절로 닫아놨던 지갑을 열고 푸짐한 저녁 장을 보게 될 것이다. 새로운 투자를 하고 싶었지만 자금이 부족해 망설였던 사업가들은 대규모 자본을 갖고 시카고 문을 두드리는 대형 은행으로부터 좋은 조건으로 대출 받을 수도 있다.
시카고의 새 바람은 한인들에게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한인 상권을 부흥시키고 경기를 호전시킬 수 있다. 시카고에 대형 매장을 열 예정인 한아름마트의 김동준 마케팅 과장은 시카고 한인들이 대형 한인 마켓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고 원 스탑 샤핑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부대시설이 잘 조화돼야 하는데 여기에 시카고 현지 상인들을 많이 채용하며 서로 협력할 예정이라며 서로 잘 융화된다면 주변 한인 상권이 새롭게 번창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또한 한국에도 E마트 같은 수많은 대형 마켓이 있지만 그 동네의 작은 슈퍼마켓들이 모두 문 닫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세 상인들도 나름대로 틈새 시장의 판로를 개척하며 대형마트가 충족시킬 수 없는 면을 부각시켜 우리와 서로 상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좋은 물건들을 한 장소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일각에서는 LA에서 은행이 들어오면 그 수익금을 LA로 다시 가져가는 셈이므로 시카고 한인경제에 장기적으로는 해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하곤 한다. 하지만 시카고에 새로운 자본이 들어와서 돌고 돌며 기업이나 상점들의 투자를 증대시켜 사업을 번창시키고 새로운 창업을 촉진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효과가 더 막대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은행이 늘게되면,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고객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 좋은 조건의 금융상품도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영세업체나 가게들이 대출 받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자금 압박도 덜게 되고 소규모 창업도 수월해 짐으로써 시카고 한인사회의 비즈니스 환경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 MB파이낸셜 은행의 오국정 부행장은 한미은행이 시카고에 진출함으로써 주로 미국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을 한인 커뮤니티로 끌어내는 계기도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은행들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서비스 개선되는 것은 고객들을 위해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카고 직항노선을 개통하고 대한항공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새로운 여행 패키지 상품을 저렴하게 내놓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시카고의 새 바람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