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물려줄수도… 말수도…”
다운타운에서 연매출 2,000만달러 정도를 올리는 여자 의류 생산 업체를 운영하는 K씨. 70세로 은퇴를 해야 할 시기가 됐지만 계속 미루고 있다.
30대 후반∼40대 초반인 세 아들이 모두 미국 명문대를 나와 아버지 일을 돕는데 뭐가 겁나느냐고 주위에서는 은퇴를 ‘종용’하다시피 한다.
그러나 K씨는 친구였던 또 다른 K씨의 불행한 말로가 자꾸 떠올라 은퇴를 결심하는 데 망설인다. 30대 초반 아들에게 비즈니스를 물려줬다 연매출 1,000만달러 의류 회사를 1년 전 순식간에 날려버린 K씨 생각이 나서다.
두 K씨처럼 젊음을 불태워 비즈니스를 일군 이민 1세대들이 또 다른 고민에 빠지고 있다. 60대를 넘으며 일선에서 물러날 걸 고려하다 비즈니스를 물려준 자녀와 운영 방식을 놓고 마찰이 잦기 때문이다.
회사 문을 닫은 K씨의 경우는 2세 자녀의 사고 방식이 달라서 생겼다. 30대 중반이었던 아들은 아버지 회사를 전담한 초반에는 열성을 다해 일을 했다.
그러다 현금 거래가 많은 업무 특성상 현찰을 들고 다니다 도박과 술에 빠지며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부자는 회사가 폐업한 뒤 아예 등을 돌리고 지금은 왕래도 없이 남보다 더 못한 사이로 지낸다.
J씨는 30대 초반인 딸과 사위에게 여성복 업체를 물려줬다 회사 발전 전략을 놓고 의견 다툼을 벌이다 일을 그르친 경우.
J씨는 한국에서 바로 이민 와 영어나 스페인어에 모두 미숙했다. 어쩔 수 없이 지나가다 우연히 매장을 발견하고 들어오는 손님을 대상으로 돈을 벌었다. 그렇게 수십년 몸을 던져 일을 해 사업체는 연매출이 1,00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딸과 사위는 영어에 능통하다 보니 주류의 ‘큰 손’으로 눈길을 돌렸다. 처음에는 쇼에도 참가하고 백화점 납품도 성사시켜 발전 전략이 성공하는 듯 했다.
그렇지만 백화점 납품에 차질이 생겨 모든 게 반품되며 자금난에 몰려 더 이상 회생을 하지 못하고 지난해 문을 닫았다.
비즈니스 상속과 관련해 한인 공인회계사들은 철저한 준비만이 최상이라고 조언한다. 물려줄 때를 대비해 법률 문제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원철 남가주공인회계사협회 회장은 “변호사와 상의해 회사를 패밀리 리미티드 파트너십으로 바꾸는 걸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오너십은 자녀들에게 많이 주더라도 결정적인 문제에 대한 통제권은 부모가 가져 원활하게 비즈니스를 상속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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