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졸업 LAPD 스티브 샤이 수사관
“침 한방에 통증을 없애는 한의학의 매력에 빠져 한방 전도사가 됐지요. 이제부터는 형사 샤이가 아니라 닥터 샤이로 불러주세요”
풀타임 수사관이 주경야독으로 한의대를 졸업해 화제다. 주인공은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LAPD 동양인수사과 소속의 한인 스티브 샤이(41·사진) 수사관. 올해로 경찰생활 15년째인 샤이 수사관은 지난 98년 9월 동국 로얄대학에 입학, 매주 9시간씩 저녁 강의를 수강하며 6년만에 졸업했다.
수업 도중 살인사건 긴급 연락을 받고 강의실을 뛰쳐나간 것만 어림잡아 열 댓번. 어렵게 획득한 졸업장인지라 더욱 빛이 난다. “형사 하면서 학교 다니기 정말 힘들더라고요. 주중엔 매일 새벽 1시30분까지 책과 씨름하다 잤죠. 경찰생활 딱 5년만 더 하고 한의사가 돼 아시안 마약중독자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싶어요”
샤이 수사관이 한방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휴스턴에서 한의사로 일하는 삼촌의 영향력이 컸다. 말단경관 시절 스트레스와 피로에 절어 귀가하곤 했던 조카를 측은히 여긴 삼촌의 ‘약손’이 샤이 수사관을 한의사의 길로 인도한 것이다.
샤이 수사관은 “침 몇 번 맞고 한약 지어먹었더니 아픈 몸이 거짓말처럼 나았다”며 “내 몸도 확실히 돌보고 타인의 병도 치료해 주는 한의사로 제2의 인생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환자를 치료하려면 진정한 ‘의사’가 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샤이 수사관은 내년 7월 가주 한의사시험 합격을 목표로 다시 한번 책과 씨름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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