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 들어서면 생계 터전 잃게돼
한인상인 15명, 일부는 최근 입주 권리금 날려
한인 상인이 절반 가까이 세 들어 있는 스왑밋에 콘도미니엄이 들어서게 돼 영세 한인 세입자들은 힘겹게 일궈놓은 생계 터전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특히 이 사실을 모르고 최근 입주한 한인 상인들은 수만달러의 권리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가든그로브시에 따르면 콘도 시공을 맡은 어바인의 D.R. 호튼사가 제출한 하버 블러버드와 채프만 애비뉴에 있는 하버 마켓플레이스 샤핑센터에 220세대 콘도미니엄 건설을 내용으로 하는 계획안이 지난 9월2일과 10월16일에 각각 시 개발국과 시의회에서 통과됐다. 호튼사는 빠르면 내년 5월께 착공에 들어간다.
문제는 한인 상인 15여명을 포함한 이곳에 상인 35명들은 월 단위로 입주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이들은 꼼짝없이 쫓겨나야 할 입장이다. 건물주는 30일 이전에만 이들에게 계약 종료 및 퇴거 요청서를 보내면 되기 때문.
센터가 생길 때부터 8년 동안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 상인은 “이곳에 콘도가 들어선다는 말을 듣고 변호사를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법적인 대응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라는 대답만 듣고 돌아왔다”며 “그동안 단골 고객들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고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어디로 가야 되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일부 입주자들은 건물주가 콘도 건설계획을 쉬쉬해 피해가 더 크다고 주장한다. 불과 수개월 전 권리금 2만8,000달러를 주고 양말 가게를 인수한 임 모씨는 “너무 분통이 터져 잠도 제대로 오지 않는다”며 “입주계약을 맺을 때 콘도 건설계획이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건물주가 숨겨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권리금을 다 날리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4년 전 한국에서 왔다는 또 다른 한인 의류매장 상인은 “7만달러라는 거금을 권리금으로 주고 1년여 전에 입주했는데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게다가 샤핑센터가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돌자 의류 도매업자들이 외상거래까지 꺼려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샤핑센터는 한인이 임대를 받아 1년 기간으로 재임대 하는 형식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다 지난 2002년 초 원 건물주인 닐 델로이가 직접 임대를 시작하면서 월세 형태로 계약이 변경·유지돼 왔다.
이에 대해 가든그로브 시매니저 맷 퍼탈은 “세입자와 임대인 사이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이지 시가 개입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시는 계획의 타당성과 제반 사항들을 검토한 후 문제가 없으면 승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콘도미니엄이 들어서면 현재 그 샤핑센터에서 나오던 액수의 4배인 40만달러의 재산세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물주 닐 델로이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오현 기자 loh@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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