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대사 부적절한 의견.표현 자제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지난 8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다음카페 안에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Cafe USA’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사상전’ 성격의 사이트로 변질되고 있어 미 대사관측이 골치를 앓고 있다.
게다가 `현안에 대한 한국민과 미대사관과의 쌍방향 대화’라는 카페 개설 취지와는 아무 상관없는 무조건적인 정부 및 미국 비난과 욕설로 도배되고 각종 광고글까지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미 대사관측은 급기야 크리스토퍼 힐 대사까지 나서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욕설과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용어가 사용된 글을 삭제하고 일부 네티즌의 글 게재 활동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15일 현재 이 카페가 개설된 지 만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유게시판에는 1천400여건이 넘는 글이 폭주하는 등 네티즌들의 접속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노무현과 열우당은 수도이전 위헌판결이 오히려 잘된 일임에도 헌재에 대해 인사청문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드시 노무현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고 국내문제를 거론하며 현 정권을 비난하고 나섰다.
다른 네티즌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 국민을 학살하려 한다. 386 주사파들과 함께 노무현은 간첩을 혁명의 동지로 생각할 것이다. 지금 그 간첩이라는 단어를 없애자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 노 대통령을 `학살자’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과 관련, 파탄난 나라 국민은 죽어나가고 좌경용공들은 살판이 나고..국민불안 자초하고 야기하는 요상한 정권 등 게시판 성격과는 전혀 상관없는 수십개의 정부 비난 글들을 연이어 올리고 있는 네티즌도 있다.
`대북송금’ , `북한 인권탄압 침묵’ 등을 거론하며 `다시보는 김대중의 50개 국가반역 혐의’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나무’라는 네티즌은 좌우익을 떠나서, 도대체 나라 망신 좀 그만 시키자. 남의 나라 대사관에서 만든 카페에 몰려와서 빨갱이고 수구보수고 친일파고 누워서 침뱉기 좀 그만하자고 자제를 촉구했고, 네티즌 `아띠아빠’는 사상논쟁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니 방을 따로 개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도 보다 못해 지난 12일 비이성적인 글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을 게시판에 띄웠다.
그는 게재한 모든 의견을 환영한다. 의견 중에 한국정부에 대한 반대견해들이 있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정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만 여기는 그런 견해를 피력하는 곳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카페 운영자도 최근 며칠간 욕설과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글이 증가했고, 음란사진 및 한국정부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부적절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이를 삭제할 수 밖에 없으며, 부적절한 글을 올린 몇몇 네티즌들의 글게재 활동을 금지했다. 이 카페가 한미관계에 대한 건전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힐 대사는 카페를 개설하면서 ▲한미양국의 안보동맹 및 경제적 유대관계와 경제관계 강화 방법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양국간 전략적 대화 확대 ▲한미양국의 공통된 민주적 가치 ▲한국민과 미국민 사이의 깊은 인적 유대관계의 증진 등을 한국민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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