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골 촌놈’서 미정치인 변신
어바인 시의원에 당선, 무에서 유를 창조한 최석호씨는 타고난 곧은 성격 때문에 일부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간접 화법 대신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일부 사람은 이같은 성격이 강직함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적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직한 사람’ 혹은 ‘믿을 만한 사람’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번 시의원 선거에서 당선의 영광을 일궈낸 힘이다.
전라남도 나주 출신. 그의 말을 빌면 그의 고향은 ‘시골 가운데 시골’이었다. 태어난 곳을 불쑥 꺼내 이유는 ‘시골 촌놈’이 태평양을 건너와 OC의 가장 대표적인 전원도시 어바인의 시의원에 당선, 본격적으로 주류사회 정치에 입문함으로써 그의 성공 이야기가 더욱 그럴 듯하게 그려지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도 말했다. “미국에 올 때 정치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하는 그는 지난 68년 한국에 나갈 평화봉사단원들에게 미리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가르칠 한국말 강사로 초청돼 미국 땅을 밟았다.
그 후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에서 도서관학 석사, 피츠버그 대학에서 도서정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76∼81년 USC에서 도서관학과 교수를 지냈다.
그는 지난 2일 선거를 통해 시의회 입성의 꿈을 성취, 어바인에서는 진짜 유명 인사가 됐다. 6년 전 처음 어바인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할 때 만해도 어바인 주류사회에서 전혀 무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시의원에 당선되고 나니 한때 어바인의 땅 대부분을 소유했던 어바인사 측에서도 만나자고 하는 등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어구를 실감하기 시작했다.
시의원 출마의 동기는? “거의 무일푼으로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미국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100만달러가 넘는 집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미국이 제공한 혜택에 보답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공직은 곧 봉사하는 자리임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힌 그는 “시의원 당선이 미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한인 1.5세 혹은 2세들에게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의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류사회에서 열심히 일해 방관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한인들의 이미지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민자로서 액센트가 있는 등 영어 구사가 완전치 않은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 소통에는 문제가 없으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의원으로서 시의 발전과 주민들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애를 쓴다면 주민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가뜩이나 한인사회와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그는 이번 당선으로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갈 곳은 많은데 앞으로 한인사회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다 참석치 못하면 구설수에 오를 텐데…”
그래서 원칙을 세웠다.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시의원으로서 주어진 일에 우선 충실할 것입니다.” 한인사회는 그의 행보에 실망하고 ‘험담‘을 할 것이라 아니라 격려해야만 할 마땅한 이유다.
그는 어바인에서 15년째 ‘닥터 최스 아카데미’란 간판을 내걸고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부인 최옥경씨와 화목을 가정을 이루고 있고 아들 데니얼은 스탠포드대를 졸업했고 딸 미셀은 UC 샌디에고에 재학하고 있는 등 ‘자식 농사’에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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