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고 빚만 남아”
이혼후까지 뒷감당에 시달리기도
뉴욕 등 대도시 결혼비용 3만3천달러
신용카드 미니멈 결제시 38년 갚아야
예비부부들이라면 누구나 평생 기억에 남을 화려한 결혼식을 꿈꾼다.
신혼커플의 절반가량이 이혼에 이른다는 통계도 일생에 단 한번뿐인 ‘첫 결혼식’을 멋들어지게 치르고 싶다는 예비부부들의 욕심을 흔들어 놓지 못한다.
빚까지 끌어대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후 뒷감당을 하느라 허덕대는 커플들이 ‘대량생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파경으로 결혼생활을 마감한 뒤에도 십수년간 결혼식 빛을 갚아나가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도 속출하곤 한다. 말 그대로 사랑은 가고 빚만 남는 셈이다.
콘디 내스트 신부정보은행에 따르면 첫 번째 결혼을 길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인 커플이 소비하는 평균 비용은 평균 2만2,000달러에 달한다. 이같은 액수는 1990년에 비해 무려 50%나 증가한 것이다.
신혼부부들이 결혼비용을 크레딧카드로 결제한 후 최저 월부액으로 갚아나갈 경우 꼬박 38년이 걸린다. 웨딩드레스(799달러), 리셉션(7,360달러), 사진(1,814달러), 꽃 (967달러), 음악(900달러) 등의 비용에 결혼반지, 신혼여행 등을 더하면 결혼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특히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평균 결혼비용이 3만3,424달러에 이른다. 미국에서 이혼율이 거의 50%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혼기간보다 결혼비용을 갚는 기간이 더 긴 경우가 허다하다.
뉴욕주 용커스에 거주하는 헨리 바스케즈(29)와 브렌다(32)는 당초 결혼예산을 3만달러에서 3만5,000달러 사이로 잡았다. 그러나 쓰고 보니 최종 계산서는 5만5,000달러. 현재 1만8,000달러의 빚에 시달리는 바스케즈 부부는 결혼사진을 찾지 못할 정도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헨리는 크레딧카드 3개 모두를 한도액까지 쓰는 바람에 크레딧카드 계좌 2개를 신설해야 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43%가 이처럼 당초 계획한 예산보다 더 많이 지출한다고 밝혔다.
결혼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혼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용이 가장 비싼 토요일을 피해 금요일 밤이나 일요일 오후로 정하거나 사진사, 꽃집 등에 할인 조건으로 광고를 허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조언하지만, 사랑의 열정에 들뜬 예비커플들의 내일을 헤아릴줄 모르는 욕심을 수그러뜨리긴 힘들다.
<우정아 기자>
jeanw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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