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후 부모에게 버림받은 여아
눈먼 뇌성마비 정박아로 살다가
쓰레기 차량서 시신으로 발견돼
스테파니 라모스는 부모의 ‘실수’로 태어난 아이는 결코 아니었다. 생후 수일만에 비닐봉지에 담겨 뉴욕 뒷골목에 버려진 것만 보아도 준비된 부모밑에서 나온 아이는 아니었다.
그로부터 8년 뒤인 지난주 스테파니는 비닐봉지에 담긴 싸늘한 시신으로 브롱스 지역을 도는 쓰레기수거 차량에서 발견됐다. 생후 부모에 의해 내쳐진 그녀가 죽은 후에 위탁모에 의해 다시 버려진 것이다.
94년 9월 스테파니가 태어난지 며칠되지 않아 그의 부모는 갓난 핏덩이를 비닐봉지 안에 넣은 채 길가에 버렸다.
스테파니의 비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비닐봉지로 산소가 차단되면서 초래된 뇌손상은 그녀에게 온갖 질환과 정신장애를 가져다주었다.
눈이 먼데다 뇌성소아마비가 겹쳐 짧은 일생을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던 스테파니의 정신연령은 한살배기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당뇨병까지 앓고 있었던 그녀는 음식마저 위장으로 연결된 튜브를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었다.
여덟살 때의 체중이 고작 28파운드였던 스테파니를 의사들은 언제 자폭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파니는 초반에는 비교적 행복한 생활을 누렸다. 스테파니의 첫 위탁모는 매우 헌신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골골하는 병마에 시달리는 스테파니를 구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가며 소아과와 신경과 전문의들을 찾아 다녔다. 아동국도 스테파니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매일 앰뷸런스로 스테파니를 학교로 데려다 주었고 학교에서는 개인 간호사가 그녀를 돌보아 주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스테파니가 영구 입양되기를 희망했고, 입양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그녀는 정든 첫 위탁모의 곁을 떠나 축구공처럼 이리 저리 내질러지다 재작년 은퇴 간호사인 르니 잔슨(50)에 맡겨졌다.
잔슨에게 맡겨진 뒤 얼마후 스태파니는 세상을 떴다. 잔슨은 자연사였다고 주장하지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잔슨은 스테파니가 죽은 후 너무 당황하고 겁이 나 그녀의 시체를 쓰레기수거 봉지에 담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그녀의 집은 머리카락과 배설물, 벌레로 뒤덮여 있었고 스테파니의 급식 튜브는 수주전의 찌꺼기가 단단한 덩어리로 굳어 있었다. 죽기전까지 스태파니가 어떤 대우를 받았고, 어떤 환경에서 살아야 했는지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잔슨은 불법 사체유기, 허위신고, 증거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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