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킷샙 카운티 내 한인운영 16개 스모크샵 ‘신사협정’
‘출혈경쟁은 공멸의 지름길’인식…친목회도 조직
같은 업종의 한인 업주들이 벌이는 너죽고 나죽기 식 출혈경쟁은 미국 내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고질적 현상이다.
미국인 고객들조차 한인업소가 밀집되면 될수록 무한 가격경쟁이 벌어져 결과적으로 자기들이 크게 덕본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을 정도다.
킷샙 카운티 내에서 한인들이 운영하는 스모크샵의 고객들은 그러나, 이 같은 덕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브레머튼을 비롯 실버데일, 벨페어 등에 산재한 16개 스모크샵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은 지난주부터 무분별한 제살 깎아먹기 식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차별화 된 서비스와 아이템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는 인식으로 친목회까지 조직, 업소운영 기법, 신상품 소개 등 다양한 업계 정보도 공유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친목회 조직을 주도한 맹천자 씨는“출혈경쟁으로 적정한 판매이윤을 확보하지 못하면 서로 죽는다는 인식을 확인했으며 이제부터는 현실적으로 가격을 받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킷샙 카운티 내 스모크샵들이 담배 한 카튼 당 취한 마진은 평균 1달러 20센트 선이었다. 맹씨에 따르면 최소 2달러 50센트가 확보돼야 업소운영이 가능하다.
결국 그 동안 한인업주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업소 가격에 맞춰야 했고 손님을 끌기 위해 가격을 더 내려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해 마음 고생을 해왔다.
벨페어에서‘시가 랜드’를 운영하는 찰리 오씨는 한인업주들의 이같은 결정이“서로를 위한 것”이라며“소비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이제 유야 무야 됐다”고 말했다.
‘스페샬티 스모크’를 운영하는 윤병원씨는“당연히, 그리고 이미 오래 전에 있었어야 할 결정”이었다고 강조하고 출혈경쟁은 결국 서로를 다치게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해군기지가 있는 브레머튼은 신시가지라고 할 수 있는 실버데일을 중심으로 최근 개발붐이 부쩍 일고 있어 새로운 스모크샵 업소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찰리 오씨는“닥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고, 맹씨도“킷샙 카운티 내 어림잡아 20여개 스모크샵이 있어 이미 포화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맹씨는“혹시 새 업소가 생기면 가격경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업주와 협의할 것이며 새 업소가 손님을 끌 기 위해 얼마간 저가 판매를 해도 눈감아주겠지만 기존 업주들이 또 다시 경쟁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의 생각은 돈많은 업주가 적정 마진을 무시하고 저가공세를 취하면 결국 자금이 딸리는 한인업주들이 파산하게되고, 결과적으로 한인사회에 하등 도움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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