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사는 학부모 정모(55)씨는 대학에 다니는 아들 때문에 말못할 고민을 하다가 마침내 교육상담가를 찾았다. 고교시절 뛰어난 성적과 높은 SAT 점수로 UC버클리에 입학했던 아들이 3학년 재학중 갑작스레 휴학을 했다. 장차 의대에 진학한다며 생물학을 전공하던 아들이 학과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F학점을 받게되자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이다.
전문 교육상담가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학 진학 여부와 전공 결정 등 자녀의 진로를 상담하는 한인 학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각 고교 한인학부모회나 타운 내 진학 학원들이 실시하는 대학입학 공개 세미나마다 자녀의 교육문제를 상담하려는 학부모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학교 내 교육 컨설턴트를 찾는 학부모들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고교를 졸업하는 딸을 둔 한 모(50)씨는 "대학 전공 이야기만 나오면 딸이 대화를 거부하더니 올해 들어 대학진학 대신 미용학교를 가겠다고 우기는데 어쩔 줄을 모르겠다"며 학교 상담실을 찾은 경우다.
교육 전문가들은 적성, 인성 검사 및 자녀에 대한 이해 등 자녀의 진로교육을 10학년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미처 자녀가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 직장 취업, 한국 방문, 군대 입대 등 자녀 스스로가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을 권하고 있다.
17일부터 ‘행복한 자녀교육’을 주제로 학부모 세미나를 여는 카이저 병원 소아정신과 수잔 정 박사는 "한인부모들은 대학진학 시 전공을 미리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자녀들의 경우 좀더 시간을 두고 전공을 정하겠다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부모들의 강요로 자녀들이 자신의 적성도 모른 채 전공을 정해 시행착오를 거두는 것보다 1~2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충분히 터득하도록 준비기간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반면에 이민생활을 하는 부모와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간의 세대 갈등과 미국 교육방식에 대한 부모의 이해부족이 자녀들의 진로결정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우려감을 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LA고교 지경희 카운슬러는 "사회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는데 반해 부모들은 구시대적 사고에 젖어 있어 자녀와의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명문대 진학이나 취업이 유리한 전공 권장 등 일방적 강요가 아니라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는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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