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반미감정이 수년내 가장 격렬하게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과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빼앗긴 쇼트트랙 김동성 파문이 맞물려 상승작용을 한 탓이다.
이유가 어떻든, 누가 잘못했던 미국에 사는 한인들로서는 찜찜한 일임에 틀림없다.
모국이라고 불문곡직 무조건 편을 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미국 정서가 모두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다.
사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일방적이고 독단적일 때가 많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미국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특히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미국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역설적이지만 힘을 앞세운 미국식 일방통행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점점 약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에 대한 비판 또한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심리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어느 국가나 자국이익 최우선으로 외교정책을 한다. 국제관계에서 ‘자선’은 없다.
이것은 냉혹하지만 현실이다. 나라가 힘이 약해 여기서 밀리면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모든 외교정책에 자국 이익 최우선이다. 결코 ‘성인군자’의 나라가 아니다. 자기 호주머니를 먼저 챙기고 때로 잘못도 저지른다.
한국사람들은 미국을 비판하면서 이 점을 전제하지 않는다.
미국은 늘 관대하게 다른 나라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적으로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큰일이나 난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
만약 일본이나 중국, 아니면 한국이 지금의 미국과 같은 입장에 있다면 어떻게 했을까.
그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르게 하자. 그래도 미국이니까 가지고 있는 힘이나 부에 비해 신사적이다.
이 점을 전제한다면 미국을 무조건 난도질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의 힘 없음을 탓하고 절치부심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 반미소동들은 너무 감정적이다.
궁지에 몰린 정책당국의 ‘필요’와 관변단체들의 분별없는 ‘애국심’에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국이 아무리 강대국이지만 따질 것은 분명히 따져야한다. 그러나 철부지 떼쓰듯 하는 소동은 곤란하다.
이제 좀 차분하게 대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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