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생명체를 창조했다가 당하는 응징에 관한 우화로 열병 든 상상력이 가히 악마적이다. 아기의 울음과 웃음소리 속에 조용히 흐르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과 함께 신생아의 얼굴과 손과 발 등을 빠른 몽타주로 묘사한 첫 크레딧 장면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믿었다간 큰 코 다친다.
모성 본능은 괴물까지도 창조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초현실적이요 괴이하기 짝이 없는 코믹한 공포 영화이자 그로테스크한 동화다. 만화영화로 유명한 체코의 얀 스반크마예르 감독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실제 배우들을 써 만든 인조 젖꼭지를 문 괴물아기의 이야기로 체코의 민화가 원전. ‘엑소시스트’와 ‘로즈메리의 아기’ 그리고 지난해에 나온 ‘에브리싱 풋 투게더’를 연상케 하는 영화로 시뻘건 유혈과 식인 그리고 으스스한 공포에 얄궂은 유머와 성적인 것을 해괴망측하니 재미있게 혼합했다. 기발한 영화다.
만화 같은 얼굴을 한 서민 카렐(얀 하틀)과 그의 아내 보제나(베로니카 질코바)는 불임부부(카렐이 거리 생선장수가 신문지에 싸주는 생선을 아기로 상상하는 장면 등 독창적인 상상력과 환상장면이 많다). 어느 날 카렐이 아기를 닮은 나무 그루터기를 아내에게 갖다주면서 보제나는 이것에 유모복을 입히고 젖마개를 물린 뒤 진짜 자기가 낳은 아기처럼 돌보고 사랑한다. 아기의 이름은 오틱.
이야기는 카렐의 이웃집에 사는 섹스와 출산에 유난히 관심 많은 소녀 알즈베트카(크리스티나 아담코바)가 영화 내용과 같은 그림(살아 움직인다)이 있는 민화를 읽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끙끙대고 울고 몸부림치는 오틱의 식욕이 카렐 부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해지면서 오틱은 집안의 고양이로부터 시작해 우체부와 소셜워커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카렐은 몸부림치는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틱을 굶겨 죽이려고 부대에 넣어 지하창고 상자에 처넣으나 오틱을 좋아하는 알즈베트카가 나서 어른처럼 자란 오틱에게 식량을 조달해 준다(성냥개비로 제비를 뽑아서).
아기를 가지려는 여성의 집념과 함께 중산층에 만연된 소비풍조를 비판하기도 했는데 카메라가 과장되게 사람들의 얼굴을 클로스업, 초현실적이요 만화적 기분을 자아낸다. 성인용. Zeitgeist Films. 21일까지 뉴아트(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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