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1일만에 전국에서 200만의 인파를 끌어 모으고 있는 화제의 영화 ‘달마야 놀자’. 영화가 ‘대박’이 터지자 제작사인 ㈜시네월드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의 희색이 만연한 가운데 대한불교 조계종이 몰려드는 관객을 굽어보며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로 영화가 ‘포교 영상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자체 판단 때문. 이를 염두에 두고 조계종은 일찌감치 시나리오 검토 단계에서부터 영화제작 전반에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터라 영화의 성공을 누구보다 반기고 있다.
영화 배경의 90%를 차지하는 경남 김해의 은하사(주지 대성스님)는 원래 대중을 만나기 위한 포교사찰. 하지만 영화에서 박신양이 숨어 드는 깊은 산속의 고풍스러운 선사(禪寺)를 연출하기위해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됐다. 동시녹음에 방해가 되는 자갈밭을 뒤집고 압축 스티로폼을 이용해 석탑과 해우소(화장실)를 만들어 냈다. 현대적인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문과 지붕에 대한 수술도 더해졌다. 은하사는 이런 공사를 승인하고 지원한 덕에 영화가 히트하면서 ‘은하사가 어떤 절이냐’며 찾아드는 사람들로 관광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배우들이 완벽한 스님의 모습으로분하기 위한 조계종의 교육지원도 남달랐다. 경기도 양평의 사나사에서 1차 교육을 받은 배우들은 은하사로 내려가 ‘특수훈련’을 받았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절합장 독경하는 법과 승복입는 법 걸음걸이에 대한 교육이 열흘 남짓 진행됐다. 삭발식과 수계식도 은하사가 지원했다.
지원은 촬영현장에서도 이어졌다.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8월 은하사. 마침 한 불자의 49재가 열려 염불소리 탓에 촬영진은 더 이상 동시녹음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다.이를 눈치챈 주지스님의 한 마디. “마이크 꺼!”
이러한 모습은 조계종이 전통적으로 영화제작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온 것에 비해 이례적이다. 최근 성철 스님이나 비구니를 주제로 한 영화제작 의뢰에도 ‘공연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없다’는 반대의견이 주류였다. 실제로 ‘달마야 놀자’의 촬영 중 언론에 불상이 쓰러지는 등 ‘불경스러운’ 장면이 알려지자 노스님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종단 내부에서 불교를 알릴수 좋은 기회라는 판단이 서고 수 차례에 걸친 시나리오 검토와 모니터링을 통해 작품이 태어날 수 있었다.
“불교의 정신을 재미있게 전달한 좋은 작품이다”라고 평가하는 조계종 문화부장 정각 스님(58)은 “부처님의 진실이 사회곳곳에 퍼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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