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안식일 맞아 미국식당 방화-공관 난입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가중되면서 반미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안식일인 금요일(12일)에는 터키에서부터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이슬람권 전체가 과격한 반미시위로 진통을 겪었다.
아프가니스탄 공습 후 첫 금요예배일인 12일 파키스탄 전역에서 수백명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반미시위대가 오후 내내 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총리 인형을 불태우고 차량에 방화했다. 특히 카라치에서는 대규모 시위대가 미국 패스트푸드점에 불을 지르고 미국 공관의 민원청사에 난입하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무샤라프 정부는 주요 도시에 수천명의 군 병력을 동원하고 진입로마다 무장 경찰들을 겹겹이 배치, 대규모 반미시위가 애초 우려했던 폭동 수준의 소요사태로 비화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날 시위에서는 기존의 반미 구호 외에 `반 무샤라프’를 외치는 반정부 구호도 등장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궁과 외무부, 법원, 각국 대사관이 몰려 있는 관청가 쪽으로 행진하려다 경찰의 강력한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해산했다.
시위자 중 일부는 장례식 때 망자에 입히는 검은 복장 ‘카픈’을 입고 시위를 벌였는데 현지 소식통은 "이미 죽은 몸과 다름없이 대미 성전을 위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12일 이슬람교도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은 이슬람 안식일기간에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으나 아프간 공습을 비난하는 반미시위는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세계 각처에서 계속됐다.
지난 8일 과격시위로 유혈사태가 벌어졌던 팔레스타인은 이날 수천명이 비교적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반미 행진을 벌였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정당의 고위 관계자들도 반미시위에 참여했다.
터키에서 약 1,000명이 이스탄불 모스크에서 금요예배를 마치고 반미 구호를 외치다 경찰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15명을 체포하는 등 강제해산에 나서자 해산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과격 회교단체가 수천명이 시내를 장악할 것이라고 위협, 치안당국을 긴장시켰지만 1,000명 미만이 미대사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는데 그쳤다.
Jeanw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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