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영웅’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연임제한의 장벽을 뛰어 넘어 시장직을 보전할 수 있을까.
뉴욕시장 예비선거가 실시된 26일, 상당수의 뉴요커들은 후보 명부에조차 올라있지 않은 줄리아니에게 표를 던졌다. 정확히 말하면 기표지에 줄리아니의 이름을 직접 써넣은 것. 출마를 하지 않은 그를 기명후보(write-in candidate)로 띄우려는 시도다.
선관위는 이같은 움직임이 있을 것에 대비, 웹사이트에 유권자들이 후보를 직접 기명하는 방법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기명투표로 후보를 추대하는 절차가 워낙 까다로운 데다, 주의회와 시의회가 그의 발목에 채워진 3선 금지의 자물쇠를 풀어주어야 합법적 후보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중적 인기만으로는 산적한 장애물을 뛰어넘기 힘들다.
하지만 줄리아니 앞에는 여러 다른 우회로가 열려 있다. 우선 군소 정당인 보수당의 마이클 롱 의장이 후보교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보수당은 시장후보로 이미 변호사인 테런스 그레이를 지명한 상태이지만 그레이를 줄리아니로 교체하겠다는 얘기다.
뉴욕의 주법에 따르면 시장 후보 변경은 기존 후보가 판사 후보로 나서거나 사망했을 경우, 혹은 주 밖으로 이주했거나 중범혐의로 기소됐을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롱 의장은 어차피 시장 당선 가능성이 없는 그레이를 판사 후보로 돌리고, 그 자리에 줄리아니를 추대한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공화당원인 줄리아니가 이런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도박을 벌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민주당이 지배하는 시의회가 93년과 96년에 연이어 주민투표를 통과한 임기 제한안을 공화당의 영웅을 위해 폐기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다. 줄리아니의 입장에서도 무리한 꼼수를 쓰다 애써 가꿔놓은 이미지만 망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행동반경을 스스로 좁힐 수밖에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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