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경악한 지난 주 뉴욕 및 워싱턴의 테러는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에 의해 생생하게 포착됐다.

TV 생중계가 미국인들에게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의 파괴참상을 처음으로 전파에 실었지만 여객기가 고층빌딩에 충돌하는 순간의 끔찍한 장면은 아마추어 비디오카메라에 의해 상세하게 수록됐다.

TV화면을 통해 가장 많이 방송된 뉴욕 테러의 이미지들은 거의 대부분 아마추어가 활영한 것들이다.

인터넷 보안분석가 파크 포먼이 찍은 비디오도 그중 하나다.

맨해턴의 이스트리버 건너편 브룩클린 하이츠에 거주하는 포먼은 두 번째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타워에 접근, 충돌하는 장면을 8밀리미터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로 찍었다.

포먼은 당초 세계무역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착각, 지붕에 올라가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강건너 고층빌딩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이웃사람의 "저건 도대체 뭐야"하는 고함소리를 듣고 두 번째 납치여객기의 진행방향을 따라 카메라를 돌라던 포먼은 이 비행기가 사우스타워를 들이받는 것을 카메라렌즈를 통해 목격했다.

"어쩌다보니 그 때 그 장소에 있었고 그 믿을 수 없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게 됐다. 가끔 내가 ‘그 장소에 없었더라면 좋았을걸’’하고 생각한다. 그러면 끔찍한 모습을 보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포먼은 말한다.

이 테입은 곧 CNN에 팔렸다. 그리고 동부시간으로 하오 2시 그는 TV화면을 통해 자신이 촬영한 참사장면을 시청했다.

"TV방송의 카메라들을 모두 한 곳에 모으면 아마 수백 대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전체에는 수천만 대의 비디오카메라가 있을 것이고 뉴욕에만도 수십만 대가 있을 것이다. 방송국의 전문 카메라맨보다도 아마추어가 돌발상황 포착의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얘기다.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두 대의 여객기를 카메라에 담은 것이 모두 아마추어라는 사실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CNN 뉴스책임자 이슨 조단의 말이다.

테러가 발생한지 며칠이 지난 주말까지도 폭스뉴스건물에는 현장상황을 촬영했다는 수백 명의 아마추어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대부분의 방송국에서는 이들 아마추어가 촬영한 테입을 고르는 작업이 논스톱으로 이어졌다. 뉴스관계자들이 찾던 것은 두 번째 납치여객기의 동체가 건물에 충돌하는 순간까지 포착한 포먼 테입과 같은 것이었다. 즉 세계무역센터 남쪽방향에서 찍은 것이었다. 방송국들은 이들 테입을 얼마에 구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최소 수천 달러에서 최고 수십만 달러를 지불했을 것으로 주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세계무역센터 테러를 가장 근접거리해서 포착한 테입은 자유의 여신상으로 향하던 보트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것도 아마추어의 작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테입은 존 F. 케네디 암살순간을 포착한 일명 ‘재프루더 필름’,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사건현장에서 부상당한 어린이를 안고 나오는 소방관을 찍은 필름같은 역사적인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CNN 방송은 뉴욕 테러를 지상에서 포착한 유일한 테입도 입수했다. 프랑스 뉴스통신사 감마 프레스로부터 구입한 이 테입은 비디오카메라교습생이 사건발생 전 우연히 뉴욕소방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찍은 것으로 첫 번째 납치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의 노스타워를 들이받는 극적인 순간을 보행자들이 오가는 뉴욕거리의 시점에서 생생하게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