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드컴 12%↓·마이크론 7%↓…다우는 1.7%↑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로이터]
브로드컴의 실적 충격이 반도체 업종 전반을 끌어내리면서 인공지능(AI) 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로드컴 주가는 4일 뉴욕 증시에서 12.6% 급락했다. 회계연도 2분기 매출(222억달러)이 시장 예상을 밑돈 데다 회계연도 전체 AI 반도체 매출 전망치(1천억달러)도 상향하지 않은 영향이 컸다.
브로드컴 주가는 챗GPT 출시 이후 8배 넘게 올랐고, 올해 들어서만 38% 상승한 상태였다. 하루 만에 3천150억달러(약 435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여파는 업종 전반으로 번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 이상, ARM 홀딩스는 4% 각각 하락했다. 퀄컴과 AMD도 각각 2%, 3% 떨어졌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92% 넘게 치솟았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날 2.15%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미국 반도체 대형주 30개로 구성돼 AI 투자 온도계로 불리는 대표 지수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미 경제매체 CNBC에 "시장 기대치가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분을 이미 따라잡았다"며 "브로드컴 주가는 몇 분기 동안 숨 고르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대 고객사인 구글이 칩 공급선 다변화에 나서면서 브로드컴의 점유율 잠식이 시작됐다는 점도 약세 요인으로 거론됐다.
HSBC의 맥스 케트너 멀티에셋 수석 전략가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반도체 가격하락, AI 투자 및 도입 둔화를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이날 기술주 매도세가 다른 업종으로의 순환매를 자극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3% 오른 51,561.93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나이티드헬스(5%), JP모건체이스(3%) 등 비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중소형주 2천개를 담아 내수 경기 체온계 역할을 하는 러셀 2000 지수도 1.45%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주 쏠림에서 벗어난 자금이 금융·헬스케어·내수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 흐름이 뚜렷했다.
몬티스 파이낸셜의 데니스 폴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열기는 살아있지만 2개월 넘게 이어진 랠리가 지쳐가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가 한동안 숨을 고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종이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루이스트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강력한 상승세 이후 매도세가 나오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먼 길을 왔다. 펀더멘털은 탄탄하다"며 "최소한 작은 후퇴나 횡보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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