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미국의 압력과 중국의 냉담 가운데 갇혀 있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의 지적이다.
올 1월부터였나.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멕시코 등)에 대해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등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 제재를 가한 게.
이로 인해 지난 5월 14일에는 쿠바 에너지광업부 장관은 공식적으로 연료가 바닥났음을 시인하기 이르렀다. 이와 함께 전력망도 붕괴됐다. 지난 3월 이후 하루 15시간 이상의 강제 정전이 일상화된 것.
이는 수도 공급, 인터넷, 은행 시스템 등 국가 기초 인프라의 마비를 초래, 쿠바는 국가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다.
이 상황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나. 쿠바 공산주의의 기만성이다. 쿠바는 카스트로 일가와 군부 엘리트에 의해 통치돼왔다. 그 67년의 기간 동안 모든 부(富)는 그들에게 집중돼왔고 인민은 말 그대로 개, 돼지 취급을 받아왔다.
한 마디로 실패한 체제로 과거 소련도 쿠바를 구제할 수 없었고 베네수엘라로부터 630억 달러에 이르는 석유를 무상 공급받았으나 이 역시 카스트로 일가의 배를 채우는데 그쳤다.
이 쿠바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외부세력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온힘을 쏟다보니 도울 여력이 없다. 그러니 쿠바로서 남은 유일한 희망은 공산주의 형제국가 중국이다.
전력망붕괴만 해도 그렇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태양광 패널을 지원해 전력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그런데 아무 도움도 안 주고 있다.
중국은 쿠바가 실패국가라는 사실을 숙지하고 있다. 그 실패국가를 돕는 것은 아무래도 수지가 안 맞는다. 이 같은 판단 아래 안면몰수를 하고 있는 것.
대신 베이징이 취한 조치는 정치 선전용 선심 쓰기다. 1만5000톤의 쌀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이 곤경에 몰리자 중국은 외면했다. CRINK(중-러-이란-북한)로 통칭되는 ‘새로운 악의 축’세력의 맏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쿠바를 배신(?)하고 만 것이다.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할까. 그게 쿠바가 처한 상황이다. 아니 그보다 더 엄혹한 처지에 몰려있다.
2024년부터 지속된 대규모 정전과 식량난으로 인해 민중의 분노가 임계점에 도달, 공산당 지부가 습격당하는 등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서다.
식량과 의약품 부족이 극에 달해 생존을 위한 투쟁이 일상이 됐다고 할까 하는 것이 쿠바가 맞은 국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가중되고 있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레짐 체인지 압력이다.
지난5월 20일 미연방 검찰은 1996년 쿠바군의 미국 민간 항공기 격추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라울 카스트로 등 관계자 6명을 기소했다. 이와 동시에 원자력 항공모함 니미츠 호가 카리브 해에 배치됐다. 이 잇단 조치들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제거작전을 연상케 하고 있다.
요약하면 이렇게 되는 것 같다. ‘쿠바는 단순한 경제난을 넘어 국가 기능 정지상태에 있다. 같은 악의 축 세력의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의 압력이 지속되면 빠르면 올 여름, 늦어서 올해 말까지 체제붕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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