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미 월드컵 전 첫 평가전 ‘골 잔치’
▶ 골 가뭄 손흥민·부상 복귀 조규성
▶ 나란히 멀티골 넣으며 대승 이끌어
▶ 역습 상황서 불안한 수비 뒷공간
▶ 약체 상대 압도적 경기 못한 건 보완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골 가뭄에 시달렸던 ‘캡틴’ 손흥민(34·LAFC)과 부상으로 오랜 재활의 시간을 보낸 조규성(28·미트윌란)이 나란히 멀티 골을 터뜨리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른 첫 번째 최종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은 다음 달 4일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조 1위 16강 진출’을 목표로 내건 홍명보호는 18일부터 해발 약 1,460m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리고 고지대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체코, 멕시코와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르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해발 고도(1,570m)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평가전은 그간 준비해 온 전술 점검과 조직력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무대였다. 한국은 3월 코트디부아르(0-4 패), 오스트리아(0-1 패)에 연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지만, 이날 대승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선봉에는 손흥민이 섰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에서 마무리하며 선취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42분엔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오랜 득점 침묵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11월 이후 골이 없었지만, 이날 두 골을 몰아치며 부활을 알렸다. A매치 통산 득점도 56골로 늘려, 한국 남자축구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차범근 전 감독(58골)과의 격차를 2골로 좁혔다.
후반에는 조규성이 주인공이었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대대적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손흥민 대신 조규성을 최전방에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배준호, 이한범(미트윌란), 백승호(버밍엄시티),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문환을 빼고 황희찬(울버햄프턴), 엄지성(스완지시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즈베즈다), 황인범(페예노르트) 등도 차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교체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조규성은 교체 투입 10분여 만에 이동경(울산HD)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32분에는 설영우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머리로만 멀티골을 넣었던 그는 “이번 월드컵에선 발로 골을 넣겠다”던 다짐을 실천하듯 헤더와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30분에는 엄지성이 상대 골키퍼와 경합 과정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이 성공시키며 5골 차 승리를 완성했다.
전술적인 수확도 적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날 3-4-2-1 전술을 기본으로, 수비 상황에서 좌우 윙백이 가세해 파이브백으로 수비벽을 두껍게 쌓았다. 반면 공격 시에는 ‘깜짝 발탁’된 이기혁(강원FC)과 카스트로프가 각각 왼쪽 풀백과 왼쪽 윙어로 변신해 포백 전술로 변형하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22년 이후 두 번째 A매치이자, 홍명보호에 처음 승선한 이기혁은 강원에서 보여주던 멀티플레이 능력을 대표팀에서도 입증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다만 마냥 만족할 수만은 없는 경기였다. FIFA 랭킹 102위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상대로 전반 내내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 32분엔 상대 역습에 수비가 완전히 무너지며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허용하기도 했다. 훨씬 강한 상대들을 만나는 월드컵 본선에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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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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