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 3명 ‘완화 편향’ 문구반대…금리인하 기대감 차단
▶ 케빈 워시 취임 앞두고 ‘시각차’ 표출…월가는 “연말까지 동결 전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 통화정책 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3명의 위원이 향후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가 다음 달부터 연준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의 리더십 변화와 위원 간 시각차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날 FOMC 결정에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경제 불확실성 확대를 반영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FOMC를 앞두고 낸 정책 전망 리포트에서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 3분기 중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며 다음번 정책 행보를 인하가 아닌 인상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고 향후 더 높아질 위험이 있는 점은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고용시장이 불안해질 우려는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각각 작용하면서 두 요인이 상반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도 정책 변화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후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FOMC 전망에 관한 투자자 노트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며 "이번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전쟁이 끝난 후 원유 생산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예측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쟁 후 상황을 반영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휘발유 가격 상승 여파로 전월 대비 0.9% 급등해 2022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비교적 양호한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FOMC 구성원 중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평가받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공개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고 무역 흐름이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최근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FOMC는 이날 금리 동결 후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분적으로 반영해 상승했다"면서도 "중동 상황이 경제 전망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워시 연준의장 후보가 취임할 경우 연준 통화정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에 쏠려 있다.
이날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는 워시 후보에 대한 인준안을 의결했다.
인준을 가로막았던 상임위 표결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워시 후보자는 상원 전체회의 인준 표결을 거쳐 다음 달 15일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난 뒤 무난하게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오늘 회견은 의장으로서 여는 마지막 회견이 될 것"이라며 "워시 인준안의 상원 은행위 통과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5월 15일 연준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연준 이사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의 의장직 임기와 별개인 연준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월가 전문가들은 워시 후보가 청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순응할 것임을 시사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리더십 교체에 따라 향후 연준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워시 후보는 지난 21일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있다"고 말해 연준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저항해 온 파월 의장의 이사직 유지 시사와 함께 연준 위원 3명이 이날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관점을 시사한 것도 내부의 견해차를 키워 향후 정책 변화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등 위원 3명은 이날 결정에서 금리 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현시점에서 정책결정문에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가 포함되는 것에 반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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