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제화 올해도 무산, 총영사관 주도 방식ㆍ준비부족 아쉬움

시애틀총영사관이 지난 25일 주의사당에서 개최한 ‘김치의 날’리셉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주에서 ‘김치의 날(Kimchi Day)’ 법제화를 지지하기 위한 리셉션이 올림피아 주의회 청사에서 열려 김치 등 한식의 높은 인기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법제화는 올해도 무산된 가운데, 시애틀총영사관이 행사를 직접 주도한 방식과 준비 과정에 대해 아쉬움과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시애틀총영사관(총영사 서은지)은 지난 25일 워싱턴주 청사 상원 규칙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치의 날 법안 지지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날 리셉션은 주의회에서 법안을 발의한 신디 류 의원과 한인 부인을 둔 제프 윌슨 주 상원의원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했지만 실제 준비는 시애틀총영사관이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법안 발의 주인공인 신디 류 의원과 윌슨 상원의원을 비롯해 존 로빅, 드류 한센 상원의원과 마리 레빗, 샤론 토미코 산토스, 데이비드 스튜비, 제니스 잔, 스트롬 피터슨 하원의원 등 10여명의 의원들이 직접 참석했다.
주 의회 일정과 코커스 회의 등으로 참석 의원 수는 많지 않았지만, 점심 시간을 이용해 의원 보좌관과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13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총영사관이 준비한 배추김치와 백김치를 비롯해 김치전, 김치 쾌사디아, 김치김밥,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식은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150개의 접시를 준비했지만 거의 소진됐고 준비한 음식도 다 소진됐다.
김치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는 한식의 세계적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한인사회에서도 조기승 서북미연합회장, 종 데므런 타코마한인회 이사장, 시애틀한인회와 페더럴웨이 한인회 관계자,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 관계자, 대한부인회 박명래 이사장과 이사들, 아시아태평양문화센터(APCC) 서인석 이사장 등이 참석해 김치의 날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회기에서 워싱턴주 상하원이 추진했던 ‘김치의 날’ 법정기념일 제정 법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했고, 올해도 하원이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선언하는 결의안(Resolution)만 채택하는 데 그쳤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디 류 하원의원이 해당 결의안을 서은지 총영사에게 전달했다.
서은지 총영사는 인사말에서 김치의 문화적 가치와 건강적 효능을 강조하며 “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발효 음식”이라며 “2027년에는 반드시 김치의 날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행사를 두고 일부에서는 추진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워싱턴주 입법 사안과 관련된 행사에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총영사관이 직접 주최자로 나선 것은 자칫 외국 정부가 주정부 입법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워싱턴주가 미국내에서 최초로 ‘한인의 날’을 법제화할 당시에는 한인사회와 주의회가 중심이 되고 총영사관은 후원 역할을 맡았던 것과 비교해 접근 방식의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행사 준비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제기됐다. 리셉션에 걸맞는 음식을 준비하지 못한 채 마켓에서 구입하거나 일부 주문한 음식이 자리를 차지했다.
일부 음식은 따뜻하게 제공되지 못했고, 데코레이션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로서의 격식과 완성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치의 문화적 위상을 강조하는 행사인 만큼 보다 체계적인 준비와 연출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지난 달 24일 시애틀총영사관에서 열린 ‘한국-몬태나 무역 라운드테이블(Korea–Montana Trade Roundtable)’ 행사 당시 미국 스테이크와 김치를 조합한 품격있는 메뉴를 선보였던 사례와도 확연하게 비교가 됐다.
이번 리셉션은 김치와 한식에 대한 워싱턴주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관심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지만, 향후 김치의 날 법제화를 위해서는 한인사회와 지역 정치권 중심의 협력과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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