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국주의에 의해 국토를 강탈당한지 10년째 되던 1919년 3월 1일 정오를 기하여 민족대표 33인이 태화관에 모여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고 독립선언서를 온 천하에 천명하고, 조선의 전역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 만세”의 외침은 단순한 항일 시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일제의 강압적 지배에 맞서 민족 전체가 스스로를 역사적 주체로 자각한 순간이었다. 무장투쟁이 아닌 비폭력 만세 시위라는 방식은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일이었고, 한국 독립운동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의 지혈사]에 의한 만세 사건의 전국적 상황을 보면, 그 규모는 1,542회의 전국집회가 있었다. 당신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200여만명의 참가자와, 사망자 7,509명과 부상자 15,961명의 인적 피해, 46,948명의 투옥 등이었다.
이후 식민 통치는 더욱 체계적이고 교묘해졌고, 오히려 일제의 가혹한 탄압과 희생을 불러왔으나, 이로서 3·1운동은 실패한 사건이 아니라, 민족의 자기 인식과 미래의 진로를 근본적으로 바꾼 역사적 분기점이었다고 연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본이 조선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철도와 산업, 행정 제도의 정비를 강조했던 ‘근대 문명화’론과 또한 토지조사사업과 산업화라는 미명하에 조선의 값싼 노동력과 자원의 공급지로 만들었고 제국의 이익을 위한 수탈 구조로인 ‘근대화의 허구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3·1운동은 주권과 존엄이 박탈된 상태에서는 진정한 근대가 아니라는 자각, 곧 인간의 존엄과 민족의 자주권이 모든 발전의 전제라는 선언이었다. 이 점에서 3·1운동은 단순한 독립운동을 넘어, 근대성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내포하고 있음을 관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비폭력성과 광범위한 민중 참여였다. 이 비폭력 저항은 이후 한국 독립운동의 도덕적 정당성을 강화했고, 세계 여러 민족해방운동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여기서 주목할 사항은 이 3·1운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비록 국제적 승인과 실질적 권한은 제한적이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공화정 체제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지대하다. 이는 왕조 중심의 국가관에서 국민 주권의 공화국으로 나아간 사상적 전환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헌법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1운동은 단지 식민 지배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어떤 나라를 세울 것인가에 대한 비전까지 포함한 운동이었다. 그러나 1945년 민족해방과 더불어 민족 분단과 동족 상잔의 625와 전쟁이 끝나지 아니한 휴전 국가, 그리고 민주화 산업화는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미완의 독립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107년이 지난 오늘의 3·1운동의 과제는 우리가 그 정신을 어떻게 현재화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여전히 사회적 약자의 존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3·1운동의 정신은 오늘을 비추는 역사적 거울이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과제이고, 백 년을 넘어 이어지는 외침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독립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3·1운동은 우리의 과거의 기념물이 아니라, 우리가 과연 주체적인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타인의 고통에 연대하고 있는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공동체를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한다.
즉 말하자면 “너희는 지금 어떤 방식으로 자유와 존엄을 실천하고 있는가?” 한 세기가 흐른 3·1운동의 역사적 의의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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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전성결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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