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쇄신안 발표 일주일만… ‘尹 사형 구형’ 시점에 윤리위서 한밤 기습 결정
▶ 빨라야 26일 최고위서 확정…친한계 공개 반발 속 대다수 파장 주시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새로 구성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13일(이하 한국시간) 심야에 한동훈 전 대표를 '당원게시판(당게) 여론 조작'을 이유로 전격 제명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장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정치적 해법 모색 없이 사생결단식으로 정면충돌하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밤늦게 한 전 대표 제명을 확정한 당 윤리위는 14일 오전 1시15분 보도자료를 배포해 당게 사태와 관련해 한 전 대표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6인 체제'를 갖춰 공식 출범한 윤리위가 전날 오후부터 비공개로 마라톤 회의를 진행해 속전속결로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이다.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잘못된 과거와의 절연'을 약속하며 당 쇄신안을 발표한 지 꼭 1주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12·3 비상계엄으로 재판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날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 결정이 나왔다.
이 재판을 이른바 '내란몰이'로 보는 강성 당원들의 반발이 최고조에 이를 것을 고려해 윤리위가 이날을 디데이로 삼은 것이라는 둥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빨라야 26일 최고위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가 이날 징계의결서를 본인에게 발송하면 10일 이내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다. 재심 청구를 하면 30일 이내에 윤리위를 열어 의결해야 하는데, 같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익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전 대표가 재심 청구를 하지 않으면 오는 26일 열리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징계가 최종 확정된다.
현재 최고위 인적 구성을 볼 때 친한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비주류 양향자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뚜렷하게 반대 의견을 낼 분위기가 아니어서 한 전 대표 징계안이 반려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대체적인 당내 전망이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 나와 "이 문제를 갖고 너무 오래 끌었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외부에서 모셔 온 분들이 내린 결론이니 일단은 존중한다"며 "당내 갈등을 더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안 가도록 지도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채널A 유튜브에서 "윤리위 결정은 '윤석열 시대'가 당에서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때 법무부 장관이 돼 당 대표 자리에 올랐던 한 전 대표까지, 현 지도부가 결별할 과거 세력으로 바라보는 뉘앙스가 읽힌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일을 말끔하게 부작용까지 정리해서 윤 전 대통령 입당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당에 있었던 여러 정치적 일이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 측은 윤리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제명까지는 예상 못 했다며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은 오전 8시께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비롯한 대응책을 모색했다.
송석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내 민주주의 사망이다. 심각한 사태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썼고, 정성국 의원은 "국민의힘은 당 대표 한 명의 사유물이 아니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윤어게인 세력을 앞세워 정당사에 남을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을 내린 장 대표는 최고위에서 이 의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장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당직자를 비롯한 당권파는 윤리위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지도부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태까지 이렇게 시끄러웠는데 제명을 안 하고 대강 징계하고 넘어가는 것도 우스운 것 아닌가. 최고위에서 최종 의결되고 나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공개 발언을 자제한 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당내 모임 중 유일하게 소장파,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대안과 미래'는 오전 긴급 회동을 하고 윤리위 결정을 재고하라는 입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과 미래' 주요 멤버인 권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설마 했는데 완전 막가파다.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고 당 통합을 해치는 한밤중의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이번 달 말 최고위 결정이 내려지기 전 양측 모두 한 발짝씩 물러나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재형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당게 문제에 한 전 대표 잘못이 있다고 해도 제명 사안은 아니다"라며 "장 대표는 제명 결정을 취소하고 한 전 대표도 (당무감사위원장) 고소를 취하하라. 두 분은 조건 없이 만나라"고 제안했다.
당내에선 이번 결정이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또 한 번 내홍을 노출하며 지지층 이탈을 낳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만 친한계 현역 의원들이 뭉치더라도 당 안팎에서 나돌던 '2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설'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 눈에 이 일이 어떻게 비칠지 여론의 향방이 중요하다"면서도 "당내 싸움에 끼어들기 싫어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기류로, 이번 일로 장 대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