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가 등 곳곳 피해
▶ 가로등 훼손하고 뜯어가
▶ 복구에 수개월 걸리기도
▶ 주민들 “체감 치안 악화”

구리선 절도범들이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 선상의 가로등 밑둥 부분을 뜯어내고 그 안의 구리선들을 잘라가 텅 비어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구리값이 치솟으면서 장물 판매를 노린 구리선 절도가 LA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에서도 이같은 범죄에서 예외가 아니어서 구리로 된 가로등 배선과 통신선 등을 노리는 절도범들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인타운 주요 간선도로인 올림픽 블러버드 선상과 인근 지역에서 구리선 절도범들이 가로등에서 구리선을 뜯어가는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올림픽과 놀만디 교차로에서는 가로등의 램프 포스트 맨 아래쪽에 설치된 유지·보수용 도어가 뜯겨 나간 채 내부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도어 커버는 분리된 상태로 보도 경계석 위에 놓여 있었고, 가로등 내부에서는 전선이 잘려나간 흔적이 확인됐다. 유지 관리를 위해 설치된 하단 도어를 열어 구리선을 절단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현장 인근 주민들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수법은 올림픽길 일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타운내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가로등은 하단 도어가 비교적 쉽게 분리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별도의 전문 장비가 없어도 접근이 가능해 구리선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구리선 절도뿐 아니라 노숙자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가로등 하단을 열고 전선을 연결해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간간이 목격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로 인해 가로등 고장은 물론 감전 위험과 화재 가능성 등 2차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구리선 절도가 횡행하면서 가로등 훼손으로 인한 어두운 밤거리는 주민들의 체감 치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인타운은 유동 인구가 많고 야간 보행 비중이 높은 지역인 만큼, 가로등 고장은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니라 범죄 불안과 직결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은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LA 전역에서 접수된 가로등 고장 민원 건수가 4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수치로,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특히 크로스타운이 작년 4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민원을 네이버후드별로 분석한 결과 한인타운은 총 842건에 달해 전체 114개 네이버후드 가운데 4번째로 많은 고장 민원이 접수된 지역으로 집계됐다. 다운타운이 1,397건으로 가장 많았고, 할리웃(1,035건), 역시 한인타운 인근인 미드 윌셔(1,027건)가 그 뒤를 이었다. 또 한인타운에 이어 실버레익, 미드 시티, 할리웃힐스 등도 상위 지역에 포함됐다.
크로스타운은 가로등 고장의 주된 원인으로 구리 전선 절도 급증을 꼽았다. 가로등 하단 패널을 열어 구리 전선을 훔쳐 고철로 되팔 경우 비교적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문제와 데이터센터 건설 붐 등으로 요동친 구리 가격 상승이 이러한 범죄를 부추기는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LA 시당국에 따르면 가로등 하나를 수리해 정상화하는 데 평균 수개월이 걸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6개월에서 9개월 가까이 어두운 상태가 지속된 사례도 보고됐다. 그 사이 주민 불안과 불편은 고스란히 누적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공공 인프라 범죄를 막기 위한 주정부와 시정부가 제도적 대응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실질적인 단속 강화와 구조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한형석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