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왕제색도부터 김환기 작품까지…국보·보물 포함 330점 한자리에
▶ 첫 해외 순회 전시…내년에는 시카고박물관·영국박물관 예정

‘인왕제색도’ [연합]
노(老) 화가가 바라본 인왕산 모습, 선비의 취향이 담긴 책장,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적 작품….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한국의 아름다움이 미국에서 소개된다. 삼국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동안 완성된 한국의 '보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워싱턴 D.C.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15일(미국시간)부터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4일(한국시간) 밝혔다.
이건희 회장과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전시다.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김홍도 필 추성부도'·'월인석보' 등 국보 7건, 보물 15건을 포함해 근현대 미술까지 330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유산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정신, 시대를 초월한 미적 가치가 세계인과 소통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일주일 늦춰졌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전시 개막도 연기됐다.
기다림 끝에 막을 올리는 전시는 한국 문화와 미술을 폭넓게 비춘다.
전시는 선비의 책꽂이를 그대로 옮겨 그린 듯한 책가도로 시작된다. 책가도는 책과 문구류, 각종 도자기 등이 책장에 놓인 모습을 그린 그림을 일컫는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국의 수집 문화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 다양하게 수집된 미술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국 문화사 속 중요한 주제를 짚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을 대표하는 문화유산과 미술품이 볼거리를 더한다.
금빛으로 정성껏 써 내려간 사경(寫經·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덕을 쌓으려고 베껴 쓰는 작업), 푸른 비색의 고려청자, 푸른 빛의 그림이 돋보이는 백자 등이 공개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배경으로 나오는 '일월오악도'도 선보인다.
20세기 한국 미술사를 이루는 주요 미술작품도 만날 수 있다.
박수근(1914∼1965)의 '농악', 이응노(1904∼1989)의 '군상', 김환기의 '산울림'을 비롯해 한국 미술사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의 문화와 미술이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역사적 다양성과 혼성성을 포용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전시"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전시는 현지에서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증 1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지역 박물관 5곳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은 누적 116만여 명이 관람한 바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미국 중서부의 중심지 시카고로 이동해 시카고박물관(2026년 3월 7일∼7월 5일)에서 다시 열리며, 영국박물관(2026년 9월 10일∼2027년 1월 10일)에서도 진행된다.
전시는 각 지역과 박물관별 특성을 반영해 일부를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유홍준 관장은 "이번 전시가 K-컬처의 원류로서 한국 문화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전 세계인에게 널리 전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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