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보수’와 ‘디아볼리크’를 감독한 프랑스 서스펜스 영화의 대표적 감독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스타일 좋고 아기자기하니 재미있는 필름 느와르다.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클루조 특유의 사회적 사실주의와 심리적 가혹성을 결합한 흥미만점의 영화로 특히 수사관으로 나오는 프랑스의 연기파 루이 주베의 연기와 흑백화면이 눈부시다.

1946년 크리스마스 직전의 파리. 뮤직홀 가수로 육감적으로 아름다운 제니(수지 들레르)는 빅 스타가 되기 위해 자신의 피아노 반주자인 남편 모리스(베르나르 블리에)를 속이고 돈 많고 추하고 색욕에 눈먼 제작자 브리뇽(샤를르 뒬랑)의 초청에 응한다.

모리스는 머리가 벗겨진 소심하고 착한 남자로 제니를 몹시 사랑해 질투가 심한데 제니에게 수작을 거는 브리뇽에게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바 있다. 제니는 비록 애교가 많긴 하나 모리스를 극진히 사랑한다.

그런데 뒤 늦게 제니가 자기를 속였다는 것을 알게 된 모리스는 차를 타고 브리뇽의 집에 들이닥친다. 그런데 브리뇽은 사체가 되어있다. 모리스는 당연히 제니가 브리뇽을 죽였다고 믿고 급히 브리뇽의 집을 빠져나오는 순간 차를 도난당한다.

한편 제니는 옆집의 사진사로 남편의 오랜 친구인 레즈비언 도라(시몬 르낭)에게 자기가 브리뇽을 죽였다고 고백하자 평소 브리뇽을 혐오하던 도라는 브리뇽의 집으로 가 모든 물적 증거를 제거한다.

이 사건을 맡은 수사관은 외인부대 출신으로 세상이 피곤하나 인정이 많은 앙트완(루이 주베). 그는 겉으로는 형사라기보다 오히려 범죄자처럼 생겼지만 지극한 휴머니스트로 다소 냉소적이다. 형사반장인 앙트완은 모리스를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집요한 심문을 하는데 이에 견디다 못한 모리스가 허위 자백을 한 뒤 자살을 시도하면서 제니와 도라가 서로 자기가 범인이라고 고백한다. 과연 진범은 누구일까. 재미만점의 추리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