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레이 대통령 “빚내서 빚갚는 구조”…과거 부채 부각하며 野비판

17일(현지시간) 지지자들 만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로이터]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20일 미국 재무 당국과 최대 200억 달러(28조4천억원 상당) 규모의 환율 안정화(통화 스와프) 협정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보도자료에서 "아르헨티나 거시경제 안정성을 위한 협정으로, 특히 물가 안정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촉진에 중점을 뒀다"면서 "통화 정책을 강화하고 외환·자본 시장에서의 변동성 발생 가능성에 대응할 중앙은행 역량을 증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9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재무부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 체결 시점에 대해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던 상태였다.
이번 협정은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상원 의원 24명(전체 72명 중 ⅓)과 하원 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하는 26일 선거는 2023년 12월 취임 후 임기(4년) 절반을 앞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겐 '중간고사 성적표'이자 향후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칠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미 내 '핵심 우군'으로 꼽히는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는 언급을 한 터라,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는 스와프 가동 시점 등에 대한 설왕설래도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클라린과 페르필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아르헨티나 정부에서는 중간선거 전 스와프 체결을 미국 측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론조사 상으로 야당에 밀리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집권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미국발 훈풍'을 기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 시장은 그러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 환율은 상승했고, 메르발 주가 지수와 채권 역시 하락세를 그렸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이미 관련 재료는 시장에서 희석된 상태"라며, 미국의 직접적인 예산 지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스와프 협정 체결 배경을 야당의 실정과 연결 지으며, 중간선거에서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듯한 언급을 했다.
그는 투쿠만 지역 TV방송 '카날8'과의 인터뷰에서 "스와프는 필요할 때만 실행되는 것으로, 높은 국가 위험도 때문에 자본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경우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형태로 가동될 것"이라며, 자신의 집권 전부터 누적된 국가 부채를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극심한 경제 위기와 초인플레이션으로 점철된 현대사를 가진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 최대 채무국이다. IMF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별인출권(SDR·special drawing rights) 포함 미지불·미상환액 규모는 9월 30일 기준 417억8천900만 달러(59조4천억원 상당)에 달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반대급부로 국가의 자원을 미국에 매각하려는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좌파 지지자들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둑들은 다른 사람도 모두 자기와 같은 부류라고 믿는다"고 힐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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