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윗·아기옹, 창조적 파괴 통한 지속가능 성장 이론 제시
▶ 홀로코스트 생존자가정 출신 모키어, 1~3차 산업혁명서 기술혁신 영향 연구

2025년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신기술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 연구에 기여한 경제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조엘 모키어(79), 필리프 아기옹(69), 피터 하윗(79) 등 3인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2025.10.13 [로이터]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화두로 서구 학계에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쳤던 학자들이다.
캐나다 태생인 피터 하윗(79) 브라운대 교수는 몬트리올 소재 맥길 대학교에서 학사(이하 경제학),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1972∼96년 웨스턴온타리오대에서 재직했고, 이어 1996∼2000년 미 오하이오 주립대를 거쳐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 대학인 브라운대에 몸담았다.
거시경제와 통화 경제학 영역에 천착해온 하윗 교수는 조지프 슘페터(1883∼1950)의 경제학 이론을 계승·발전시켜 혁신과 창조적 파괴, 기술진보, 기업가정신을 경제성장 핵심 동력으로 강조하는 이른바 '슘페터리언' 접근법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공동수상자인 아기옹(69) 교수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의 콜레주 드 프랑스와 유럽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교수로 재직중이다.
하윗과 아기옹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에 미치는 기술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다년간 함께 해왔다.
두 사람은 1992년 발표한 공동 논문에서 '아기옹-하윗 성장 모형'이라는 수리 경제 모형을 통해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 가능 성장 이론'을 제시했다.
창조적 파괴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등장이 기존 것을 대체하면서 경제가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혁신은 창조를 일으키며, 이 창조가 옛것을 파괴하는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조지프 슘페터가 1942년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제시한 창조적 파괴 개념을 현대 내생적 성장 이론의 수리모형으로 계승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두 사람은 1998년 저서 '내생적 성장 이론'을 공동으로 펴내기도 했다.
아기옹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하윗 교수와 함께 소위 '슘페터식 성장 패러다임'을 개척했으며, 이는 이후 성장정책 설계와 성장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을 분석하는 데 쓰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기옹 교수는 2021년 한국은행과 공동 보고서에서 아기옹-하윗 모형을 한국 사례에 적용해 해석하기도 했다.
한국의 재벌 중심 경제 구조가 전체 산업의 역동성을 제약하며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면서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가 한국 산업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1년 45세 이하 유럽 최고의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위르외 얀손상'을 받았고, 2020년 3월에는 하윗 교수와 함께 BBVA가 수여하는 '지식의 프런티어상'을 수상했다.
또 다른 공동 수상자인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네덜란드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이스라엘, 네덜란드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가 일찍 사망하면서 어머니의 양육 아래 이스라엘에서 자랐고 히브리대학에서 학사, 미 예일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초반 예일대에서 잠시 재직한 뒤 1974년 노스웨스턴대에 조교수로 부임한 이후 현재까지 재직중이다.
1994∼98년 케임브리지대 출판국이 미국의 경제사협회와 함께 발간하는 '경제사 저널'의 공동 에디터를 맡았고, 프린스턴대 출판사가 발간하는 단행본 시리즈 '프린스턴 서구 경제사'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또 2002∼2003년 경제사협회(미국)의 회장도 지냈다.
1∼3차 산업혁명에서 기술혁신이 미친 영향에 천착해 2000년대 초반 3차 산업혁명의 효력이 다했다는 지적이 나왔을 때 또 다른 기술혁신에 따른 4차 산업혁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던 학자 중 한명이었다.
또 산업혁명이 문화와 제도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산업혁명이 중국, 인도와 같은 통일된 대국이 아닌 여러 나라로 쪼개진 유럽대륙에서 처음 일어난 배경을 통찰했다.
유럽이 여러 나라로 분열된 까닭에 혁신적 생각을 가진 기업가나 당대의 사상을 뛰어넘는 학자들이 한 국가에서 탄압받더라도 그것을 피해 다른 나라로 건너가 자기 뜻을 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혁명에 대한 이같은 설명을 2016년 펴낸 저서 '성장의 문화:현대 경제의 기원'에서 설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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