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런 이사 지명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사임 대신 무급휴직
▶ 마이런 “독립성 유지하겠다”…민주당 “트럼프의 꼭두각시로 의심”

마이런 연준 이사 지명자[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장악 시도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임명한 측근이 이사 재임 기간 백악관 보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지명자는 4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자기가 연준 이사로 인준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현재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이런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빈자리가 생긴 이사직에 지난달 7일 임명됐다.
마이런은 쿠글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를 맡게 된다.
마이런은 자기가 짧은 잔여 임기만 채울 예정이라서 CEA 위원장을 사임하는 대신 무급 휴직을 하기로 했으며 이는 변호사의 조언대로라고 설명했다.
마이런은 "내가 임명된 자리의 임기는 4개월 반이다. 만약 내가 불과 몇개월이 아니라 더 긴 임기로 임명돼 인준된다면 난 전적으로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WP는 행정부 보직을 유지하면서 연준 이사를 맡는 것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키울 가능성이 큰 이례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지난 90여년간 행정부 당국자가 연준 이사를 겸임한 적이 없으며 마이런은 쿠글러 이사의 잔여 임기를 채운 이후에도 상원이 후임 이사를 인준할 때까지는 이사로 재직할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게다가 그간 마이런은 연준과 행정부를 오가는 회전문 인사를 비판해왔으며 연준 이사직을 마친 뒤 4년간은 행정부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연준의 오래된 독립성을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마이런의 의지에 대한 우려가 그의 청문회 발언 때문에 커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마이런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으며 연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관철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청문회는 마이런이 오는 16∼17일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서둘러 잡혔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런 요구를 따르지 않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거듭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자기 지시에 순응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7명으로 구성된 이사진을 자기 사람으로 채우려고 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최근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제기하며 해임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과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야 할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는다고 지적해왔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우려를 제기했다.
잭 리드 상원의원은 "당신의 독립성은 당신의 발언으로 이미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했으며, 앤디 김 상원의원은 "당신은 계속해서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 왜냐면 그가 미래에 백악관에서 다시 당신의 보스가 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그(마이런)가 하는 모든 주장과 모든 투표는 그가 정직한 중개인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의심으로 더럽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마이런은 연준 이사로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 의견과 결정은 거시경제에 대한 내 분석과 거시경제의 장기 관리를 위해 무엇이 최선이냐는 판단에 근거할 것"이라며 "FOMC는 엄청난 과업을 맡은 독립적인 그룹이며 난 그 독립성을 유지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민들을 섬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런은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누구도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아 인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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