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우리 집보다 훨씬 싸게 나왔네?… 시장 분석이 우선
2025-05-22 (목)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 ‘장점 부각·차별화’로 가격 방어
▶ 시장 식었다면 가격 조정 고려

옆집이 우리 집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으면 여러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감정적 대응 대신 시장 분석을 통해 정확한 시세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이터]
올해 셀러들이 체감하는 주택 시장 분위기가 예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세가 멈춘 지는 이미 꽤 됐다. 거래가 활발해야 할 봄철 성수기지만 구매에 나서는 바이어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장에 나온 매물 약 5채 중 1채가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집이 팔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 옆집 시세보다 싸게 나왔다면?
당장 집을 팔아야 하는데 가격을 내린 매물이 옆집이라면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뭐지?’하는 당혹감과 함께 곧 ‘우리집이 안 팔리면 어떡하나?’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기 쉽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정함을 유지하고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웃이 싸게 내놓은 집이 우리 집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란 섣부른 판단대신, 시장 흐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가격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기로 받아들이면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에 휘말리지 말고 우리 집만의 장점을 부각해서 제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왜 싸게 내놨을까?…속사정 따져봐야
이웃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 집과 무관하게 옆집만의 속사정이 있어서 헐값에 내놨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개 집에 수리가 필요하거나 급히 이사해야 하는 경우에 시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집을 내놓는다. 일부 경우 낮은 가격으로 여러 명의 바이어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판매전략일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주택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실내 면적이 비교적 작은 경우, ▲대지 면적이 작은 경우, ▲구식 시설이거나 욕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경우, ▲고압선 등 기피 시설과 인접한 경우 등에도 시세보다 낮게 내놓는 경우가 많다.
지역 주택 시장이 식어가는 시기에도 저가 매물이 많이 나온다. 리얼터닷컴의 4월 주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물 중 약 18%가 가격을 내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셀러 5명 중 1명은 높아진 모기지 이자율에 따른 주택 구매 여건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 섣불리 가격 인하할 필요 없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웃에 헐값 매물이 나왔을 때 집값을 급하게 내리는 실수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인 분석 없이 성급하게 가격을 내리는 것은 조급한 셀러들이 저지르는 가장 일반적인 실수다. ‘리스팅 가격’(집을 내놓는 가격)은 단순히 기분에 따라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다.
리스팅 가격은 리스팅 에이전트가 현재 시장에 나온 유사 매물과 최근에 팔린 매물, 그리고 해당 주택의 자체적인 특징을 분석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같은 통상적인 가격 책정 과정을 거쳤다면 옆집이 가격을 내렸다고 해서 섣불리 따라갈 필요는 없다.
경쟁심 때문에 즉흥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가격을 포함한 판매 전략 점검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최근 시장 분석을 의뢰해 검토해볼 수 있다. 시장 분석 업데이트를 통해, 주변 집값이 실제로 내려가는 추세인지, 아니면 오르는 추세인지를 정확히 확인해 필요시 가격 조정에 반영하면 된다.
◇ ‘장점 부각·차별화’로 제값 받기
이웃의 헐값 매물에 흔들리지 않고 내 집만의 장점을 부각시켜 가격을 방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장점들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리모델링 내용이나 에너지 효율 개선 공사와 같은 장점을 부각시켜 바이어들에게 가격 차이를 설득하는 전략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간단한 가구 재배치나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집을 장점을 최대화하는 홈 스테이징을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웃이 집을 싸게 내놓은 후 내 집을 찾는 바이어의 발길이 줄기 시작했다면, 바이어의 관심을 다시 끌어들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마당 조경이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는지, 외벽과 트림이 양호한 상태인지, 건물 전면과 차고 문이 깨끗한 상태인 지 등 바이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커브어필’(Curb Appeal) 부터 점검해야 한다.

우리 집 가격이 적절한 시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 바이어들에게 가격 차이를 설득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로이터]
▲매물 사진과 설명 업데이트, ▲바이어 방문 시간 유연하게 조정, ▲동영상 투어, 드론 촬영을 활용한 마케팅 패키지 업그레이드, ▲첫인상을 강하게 남길 수 있도록 외관 개선 등의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 시장 식었다면 가격 조정 고려해야
때로는 시장이 가격을 내려야 할 때라고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집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거나 방문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면 가격을 재조정할 때가 된 것임을 의미한다.
가격 조정을 통해 더 많은 바이어의 관심을 끌고 빨리 팔 수 있다면 추가 가격 인하를 막을 수 있다. 가격 조정폭을 정하기 전 ‘시장 분석 보고서’(CMA)을 다시 검토하기, 그동안 방문했던 바이어의 피드백을 들어보기, 바이어에게 인센티브 제공 등을 고려하면 도움이 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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