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방문한 왕이 광폭행보… “서방과 접촉면 확대, 매력 공세”
▶ “中, 서방과의 근본적 긴장 요인에 관계개선 쉽지 않을듯”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를 틈타 중국이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13일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영국을 공식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 조너선 파월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2018년 이후 7년간 중단된 영·중 전략적 대화를 재개한 것으로, 중국 외교 사령탑이 영국을 찾아 회담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왕 주임은 이번 영국 방문을 시작으로 14∼16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고 18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 자격으로 고위급회의를 주최한다.
이어 20∼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찾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7일 하얼빈에서 한국의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올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논의했다.
한국 국회의장과 중국 최고지도자가 만난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었다.
블룸버그는 서방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중국의 외교를 '매력 공세'라고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 파트너들을 향해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영토 욕심을 드러내면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평판을 제고할 기회가 열렸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연합(EU) 소속 일부 국가의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를 고려해 중국에 보다 너그러운 자세를 취하자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역시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자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미국 중심 동맹에 균열을 내고 침체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때의 무역 전쟁과는 달리 중국 당국자들은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맹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또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해체 움직임,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G20 외교회의 불참 등으로 생긴 공백으로도 중국은 파고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닐 토머스 중국정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외교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을 시진핑 주석은 만족스럽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글로벌 경제와 국제질서의 수호자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만 침공 가능성이나 중국 주변 해역을 둘러싼 영토 분쟁, 러시아에 대한 경제·외교적 지원 등 중국의 대외 정책에 근본적으로 서방과의 긴장 요인이 많다는 점에서 관계 개선이 쉽게 진척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국립대 자얀충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으로 중국이 가난한 국가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쉬워질 수는 있지만, 부유한 국가들에게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며 "한쪽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다른 쪽의 문제가 덜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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