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플러스 ‘아트풀 다저’
▶ 유머ㆍ모험으로 풀어낸 시대상

19세기 영국 식민지 호주에서 활동하는 외과의사 잭은 의술 외에도 비밀스러운 재능을 지니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잭(토머스 브로디-생스터)은 젊은 외과의사다. 능력은 출중하다.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진단하고 적절한 수술을 과감하게 해낸다. 생각은 열려 있어 새로운 의술을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 그가 활동하는 시기는 19세기 중반. 장소는 영국 식민지 호주의 한 항구도시다. 잭은 의술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출신이 미천해서다. 그는 또 다른 재능을 지녔는데 탁월한 절도 실력이다.
잭은 영국 런던에서 ‘거리의 소년’이었다. 어쩌다 해군에 입대했고, 의술을 배워 식민지에 정착하게 됐다. 그는 의사로 일하며 겨우 의식주를 해결한다. 돈에 늘 쪼들린다. 도박으로 있는 돈을 부풀리려 했으나 오히려 빚만 늘었다. 그런 그에게 범죄자 양아버지 노버트 페이긴(데이비드 슐리스)이 나타난다. 죽은 줄 알았던 이다.
노버트는 잭에게 크게 한탕 하자고 제안한다. 잭의 과거를 들먹이며 협박을 하기도 한다. 빈곤한 잭은 마음이 흔들린다. 무엇보다 짜릿한 손맛이 잭의 본능을 자극한다. 결국 잭은 의사로 살며 절도까지 몰래 하는 이중생활에 돌입한다.
잭과 노버트의 행각에만 초점을 맞추면 뻔한 범죄물이 될 만도 하다. 드라마는 총독의 딸 벨(마이아 미첼)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다. 벨은 의학에 관심이 많은 진취적인 여성이다. 여동생과 달리 상류층 남자와 결혼해 안락한 삶을 살 생각이 없다. 당시로서는 금기였던 여자 외과의사가 되고 싶다.
의술이 빼어난 잭이 단번에 벨의 눈에 들어올 수밖에. 벨은 의술을 배우기 위해, 병원에 쉬 접근할 수 있기 위해 잭의 약점을 활용한다. 외줄타기 하듯 의술과 절도 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잡으려는 잭의 사연, 갖은 난관을 뚫고 의사로 거듭나고 싶은 벨의 도전이 어우러지며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간다.
드라마 속 시대상이 눈길을 끈다. ‘옛날옛적 호주’에서 있었던 일들은 흥미롭다. 죄수들이 끊임없이 실려 오고, 식민지 정부는 법치주의를 내세워 교수형을 수시로 실시한다. 볼 게 별로 없던 19세기 호주에서 외과 수술은 주요 구경거리 중 하나다. 마취나 위생 개념이 아직 없던 시절에 수술은 야만적이기만 하다.
수술과 교수형, 절도 등 소재는 무겁고 딱딱하나 드라마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남의 사지를 너무나도 쉽게 잘라내던 의사가 다리 절단 위기에 처하는 상황, 기독교와 법을 앞세우며 고압적이던 군대 지휘관이 정작 집안 단속은 못하는 아이러니 등이 웃음을 안긴다. 젊은 남녀가 신경전을 펼치다 농밀한 감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는 과정이 풋풋한 기운을 전하기도 한다. 당대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신분제의 모순을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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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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