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 중에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한 장면과 흡사한 이미지가 등장했다. 한 남성이 빌딩 숲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담은 황량한 느낌의 미래 도시를 그린 장면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소개한 이 이미지는 영화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주인공 ‘K’가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 라스베이거스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과 닮았다. 영화제작사 알콘은 21일 “인공지능으로 합성해 비슷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머스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로보택시 ‘사이버캡’ 공개 후 테슬라의 수난이 커지고 있다.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이 꺼지면서 22일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테슬라 주가는 10일 로보택시 공개 행사 직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다음날 8.8% 급락했다가 이후 사흘 동안 소폭 오른 뒤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스티어링휠과 페달이 없는 2인승 사이버캡은 공개 행사 때 가격(3만 달러)과 출시 시점(2026년) 외에 다른 전망은 일절 제시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교통수단의 비용은 매우 낮아서 개인 맞춤형 대중교통처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보택시의 장점을 내세웠다. 다수 전문가들도 로보택시가 도시에서 주요 모빌리티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보택시 분야에서 테슬라의 발전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테슬라는 방대한 자율주행 도로 데이터 축적을 통해 관련 기술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 합작·제휴와 현지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로보택시는 각국 정부의 정책 변화로 급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심지어 머스크가 적극 지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다른 나라들이 생산하는 자동차와 자율주행차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는 로보택시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의 혁신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문성진 서울경제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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