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탈출을 위해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이 모두 숨진 것과 관련해 에어매트가 제 기능을 못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소방당국과 목격자 등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저녁 화재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들은 호텔에 도착한 지 5분 만에 에어매트를 호텔 주차장 출입구 근처에 깔았다. 807호(4층이 없어 실제로는 7층)에 머무르던 30대 남성과 40대 여성이 미처 객실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창문으로 구조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호텔 건너편 오피스텔에 사는 정모(44)씨는 “연기가 나서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807호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곧이어 매트가 설치됐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에어매트 설치 7분 만에 먼저 여성이 뛰어내렸다. 이 여성은 에어매트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로 떨어졌고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이후 곧바로 뛰어내린 남성은 에어매트가 뒤집히며 생긴 빈 공간인 바깥쪽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처음부터 매트를 잘못 설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소방 당국은 부인했다. 조선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정상 설치됐으나 (객실) 창문이 워낙 작은 탓에 가운데로 낙하를 했어야 했는데 모서리 부분으로 떨어진 것 같다”면서도 “왜 뒤집혔는지에 대해선 전문가 자문을 받겠다”고 설명했다. 에어매트 모서리를 잡거나 고정시키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이날 현장을 방문해 상황 보고를 받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조 본부장은 “인원이 부족해 딱 잡아주고 그러지는 못 했다”고 답했다. 에어매트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다른 소방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을 냈다. 한 소방 관계자는 “모서리를 잡고 있다가 구조대상자가 잘못 떨어져 소방대원이 다칠 수도 있다”며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니 반드시 고정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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