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에서 장을 봤는데 직원이 실수로 돈을 덜 청구했다고 하자. 예를 들어 2달러짜리 빵을 여섯 개 집었는데 직원이 다섯 개로 계산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 개가 덜 계산 되었다”며 2달러를 더 낼 건가, “직원 실수를 굳이 내가 왜~” 하며 눈 질끈 감고 넘어갈 건가.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작은 양심의 갈등을 겪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의 실수로 이득을 본 금액이 2달러가 아니라 200달러라면 어떨까. “이게 웬 떡?” 하며 그냥 넘어갈 사람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다. 게다가 문제의 돈이 주인이 따로 없는 돈, 눈먼 돈이라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양심의 갈등 없이 당연한 듯 챙기는 게 관행처럼 되어있다. 바로 정부 돈이다.
코비드 19 팬데믹으로 경제가 얼어붙었을 때 연방정부는 대대적으로 돈을 풀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급여보호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PPP).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으로 직원들의 봉급을 깎거나 감원하는 일이 없도록 긴급 지원한 융자 프로그램이었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 PPP 융자건수는 총 1,150만 건. 총 8,000억 달러가 사용되었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기업들은 너도나도 신청했다. 그 와중에 극심했던 건 사기청구와 남용. 긴급히 시행하느라 심사가 허술한 틈을 타서 사기꾼들이 타간 돈이 640억 달러에 달한다는 추정이다. 아울러 재정적으로 넉넉한 부자 기업들도 마구 돈을 타갔다. 그야말로 눈먼 돈이었다. 정부 돈을 물 퍼가듯 퍼갔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융자금을 갚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PPP는 애초에 변제되리라고 기대되지 않은 돈이었다.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한 탕감 절차를 밟으면 거의 바로 상환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 99% 이상이 돈을 갚지 않았다.
그럼에도 돈을 갚은 특이한 케이스들이 있었다. 1,150만 건 중 7만 3,000건, 0.6%는 융자금을 변제했다. 안 갚는다고 뭐라 할 사람 없는 데 그들은 왜 굳이 돈을 갚았을까.
공영방송 NPR이 최근 이런 기업들을 조사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그 돈을 갚았을까. PPP 전문가들에 따르면 탕감 받을 자격이 안 되거나 탕감 받을 경우 세무감사가 우려되는 기업들이 주로 빚을 갚았다. 그런데 아주 드물게 온전히 도덕적 차원에서, 그게 옳은 일이니까, 빚을 갚은 양심적 기업들이 있었다. 매사추세츠, 웰슬리의 한 법률회사가 그런 케이스였다. 누가 봐도 바보인 이 로펌의 파트너, 밥 모릴 변호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폭풍우가 심할 때 배에 탄 사람들에게 구명 기구를 나눠줬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걸 쓸 필요가 없었다면, 배가 항구로 돌아온 후 반납하는 게 당연하지요.”
모릴의 로펌(Gilmore Rees & Carlson)은 PPP를 통해 69만4,930달러를 융자받았다. 그리고는 “기다려보다가 필요하면 쓰자. 만약 쓰지 않게 되면 돌려주자”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큰 어려움 없이 팬데믹 기간을 넘길 수 있었다. 직원들 감원도 봉급삭감도 없었다. 그래서 모릴은 원금에 이자(5,600달러)를 더해 모두 갚았다. 그는 정부가 PPP 융자를 너무 쉽게 탕감해 버리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
“워싱턴에서는 돈이 돈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폭설 속 눈송이 같아요. 마구 퍼줘요. 그래도 아무도 상관 안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누가 갚아야 할 돈입니다. 우리 자식들이거나 우리 손주들이 갚아야 하겠지요.”
눈먼 돈과 마비된 양심이 공조해 만들어내는 것은 산더미 같은 국가부채.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34조 달러이다. 눈먼 돈 앞에서 양심을 챙기는 바보들이 좀 많아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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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래서 반드시 작은정부를 택해야. 민주당은 늘 큰 정부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은 무조건 쓰고보자는 고약한 심보. 특히 악성 인플레를 가져온 바이든과 민주당 패거리들. 미래를 생각하지않고
박애정신 실천예수가되면 좋을까? 개인적으로 그런분 찾기 힘들것이리라- 당연히 댓글인 역시 예수는 좋아하지만 현실적 박애정신 예수는되기싫다 왜? 그가 약관의 나이에 학력이 바닥이였으며 잘난말만하다가 돈도없이 처형당했기때문! 따라서 개인적으로 국가가 내세운 법질서 최대한 위반하는일없이 양심껏 360년정도만 열심히살다가 360년이 되면 그때가서 또다시 360일 재설정 하리라는 야무진꿈이있기 때문에 '종교적으로 위대한 인물따라하기싫다'는 개인적 의견! 심심풀이 낙서에 신경쓸필요없슴다-
망한동해-가짜위안부-사기탄핵-518유공자-왜곡법정판결-무고한국민 침대까지 쳐다보며 국민사생활 파는자 사는자- 멀쩡한사람에게 때거지로 달겨들이 인신공격-내로남불 배타적무리 등등... 열거한 이런자들이야말로 회개회심으로 개안하여 양심찾아야한다. 그러자면 누구에게나 환영받으며0 감동받을수있는 아젠다가 필요하게된다. 만약 그러한 아젠다있다면 열거한 비양심 자들니 밀한다. '왜 당신이 그러한 안건 칭출하냐?' 또는 '내가 적임자 그 아젠다 나에게다오 그러다 당신죽으면 당신은 예수같은사람이였다 소문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