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건설된 초대형 복합 단지 ‘아자부다이힐스’가 11월24일 문을 연다. 2003년 미나토구 롯폰기힐스를 시작으로 20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도쿄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첫 계획부터 완공까지 무려 34년이 걸렸다. 일본 최고인 330m 높이의 모리JP타워 등 초고층 빌딩들과 2만4,000㎡의 대규모 녹지가 어우러진 8만1,000㎡ 규모의 부지에는 첨단 사무실과 주거 단지, 국제 학교, 고급 호텔과 명품 상점가가 즐비하게 들어설 예정이다. 개발을 총괄한 모리빌딩은 이곳이 세계의 기업과 돈·사람을 도쿄로 끌어모을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자부다이힐스에서 특히 주목되는 시설은 ‘도쿄벤처캐피털허브’다. 이곳은 일본의 벤처캐피털(VC) 70곳이 한데 모여 혁신 기술을 지원하는 일본 최초의 대규모 벤처캐피털 거점이다. 이른바 ‘도쿄판 샌드힐로드’를 표방하는 곳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샌드힐로드는 실리콘밸리 중심부인 팔로알토와 멘로파크·우드사이드를 가로지르는 약 5.6마일 길이의 도로다. 세계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클라이너퍼킨스가 1972년에 둥지를 튼 뒤 세코이아캐피털·알토스벤처스 등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 150여 곳이 모여들어 미국 혁신 기업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구글,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이 모두 이곳에서 초기 투자를 받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동부에는 월스트리트, 서부에는 샌드힐로드’라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일본은 지난해를 ‘스타트업 창출 원년’으로 선포하고 성장 동력 점화를 위한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5년 뒤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 100개를 양성해 일본을 ‘아시아의 스타트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스타트업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다. 올 상반기 벤처 투자는 지난해 대비 42%나 급감했다. 스타트업은 혁신과 미래 성장의 씨앗이다. 규제 사슬 혁파와 투자 여건 개선을 통해 미래 혁신 경쟁의 주역이 될 스타트업 육성에 속도를 내야 할 때다.
<신경립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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