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스 유씨 ‘크리스마스 캐롤’ 캐스팅
▶ 뮤직센터 아만손 극장서 내달 1일 데뷔
오는 30일 아만손 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크리스마스 캐롤’에 제스역으로 출연하는 그레이스 유씨. [센터디어터그룹 제공]
발코니 좌석 맨 뒷줄에서 뮤지컬을 처음 보았던 한인 여고생이 브로드웨이에 데뷔한다.
다음달 1일 LA 뮤직센터 아만손 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A Christmas Carol)에 캐스팅된 LA 출신 한인 배우 그레이스 유(30)씨가 그 주역이다.
팬데믹의 여파로 뉴욕 브로드웨이 데뷔 무대는 미뤄졌지만 그녀에게 LA 뮤직센터 공연은 꿈을 이루는 순간이다. 스크루지 영감 손자인 프레드(브랜든 길)의 여자친구 제스 역할을 맡아 듀엣은 물론 앙상블 무대를 선사한다.
유씨는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런던 프로덕션인 ‘크리스마스 캐롤’은 워싱턴을 시작으로 피닉스(21일까지), 라스베가스(23~28일)를 거쳐 아만손 극장에서 한 달 넘게 관객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말을 전했다.
유승찬·라현씨 부부 슬하에서 태어나 크레센타밸리 고교를 졸업하고 칼스테이트 노스리지(CSUN)를 다닌 그녀는 김아정 CSUN 교수를 만나며 인생이 바뀌었다.
어려서부터 한글학교를 열심히 다녔고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익혔던 그녀는 서울예술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나갔다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2’에 도전했다.
뮤지컬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는 심사평을 받았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그녀는 한국이 아닌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로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아시안 아메리칸 극단 ‘이스트 웨스트 플레이어스’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뮤지컬 ‘맘마미아’ ‘찰리 브라운’ 등에 출연했고 지난 2019년 여름 할리웃보울에서 공연되었던 뮤지컬 ‘숲 속으로’(Into the Woods)에서 신데렐라 이복언니로 할리웃보울 데뷔를 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팬데믹 기간 동영상 오디션을 3차례 거쳤고 연출가와 제작진이 참여한 최종 오디션을 줌으로 했다는 그녀는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가 출연하고 주연과 조연이 호흡을 맞추는 앙상블 역할이 많은 작품이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막이 오르기 15분 전 뮤지션들이 우클렐라를 연주하는 프리쇼를 통해 관객과의 교감을 높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녀는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은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았다”며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세상살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웃음과 눈물, 감동과 재미를 통해 깨닫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 캐롤’의 유일한 한인 배우인 그녀는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안 배우는 5%에 불과하다. 아시안 관객들이 많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며 “무대 위에 한인 배우가 등장하니 많은 한인들이 자녀와 함께 공연을 찾아 ‘커넥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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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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