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김씨네 편의점’ 공연중
▶ 인기 동명 캐나다 시트콤 원작
▶ “진짜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
▶ 아만손 극장서 내달 19일까지

연극 ‘김씨네 편의점’의 홍보 게시물. [연합]
‘김씨네 편의점’에는 이민자 부모님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맨손으로 건너와서 다음 세대에게 뭔가를 남겨주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서사를 한국인이 아니어도, 아시아인이 아니어도 함께 기리는 거죠”
극작가 겸 배우 최인섭(인스 최)씨는 지난 18일 LA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김씨네 편의점’의 주제 의식에 대해 이같이 입을 뗐다.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2012년에는 토론토연극비평가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연극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2016∼2021년 캐나다 국영 CBC 방송에서 시트콤으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았다.
원래는 배우였던 최 극작가가 ‘김씨네 편의점’을 만들게 된 것은 자신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위한 무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토론토에서 연기학교를 졸업했는데 20∼30년 전 그 당시에는 TV나 영화, 무대 위에 아시아계 얼굴이 많지 않았다”며 “아시아계 캐나다 극단이 결성됐고, 거기서 아시아계의 목소리를 담은 극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것이 ‘김씨네 편의점’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2011년 탄생한 연극에 그는 직접 배우로 나섰다. 그간은 이민 1.5∼2세대에 해당하는 아들 정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아버지를 연기하고 있다. 그는 “처음 극을 쓸 때는 이민 2세대의 관점에서 썼는데, 어느덧 제가 아빠가 되었고 이야기의 양쪽 면을 모두 볼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이어 “대형 극장에서 유색인종 배우 5명이 주인공으로 무대 위에 서는 것 자체가 전복적인 지점”이라며 “다음 세대, 젊은이들이 와서 자신과 닮은 사람이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보고 새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연극은 꼭 한인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며, 이 땅의 노동자 가족을 조명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연출자 웨이니 멩게샤는 “편의점은 노동자 계급 가족의 이야기를 담기에 완벽한 장소이며 아름다운 메타포”라며 “무대 위에 세워진 거대한 편의점 세트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출연진은 과거와는 달라진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과 그런데도 이민자로서 느끼는 어색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딸 재닛 역할을 맡은 켈리 서씨는 “전 점심시간에 김치가 든 도시락을 여는 게 두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트레이더 조’(미국 마트)에서도 김치를 판다”며 “한국의 문화가 북미에 수용되고 있고, 이는 ‘김씨네 편의점’을 더 쉽게 받아들이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들 정 역할을 연기한 라이언 진씨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한국인이라는 것은 전혀 ‘쿨’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오스카상을 받는 한국 영화와 K-팝 푸드트럭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말 빠르게 달라진 것 같아 어지러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자라면서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게 느꼈던 부분들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데, 이 연극은 ‘네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엄마 역할의 에스더 정씨는 “K-팝은 아름답고 날씬한 특정 외모를 보여주지만, ‘김씨네 편의점’은 삶의 한 단면이자 나처럼 생긴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김씨네 편의점’은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뉴저지, 플로리다에서 공연을 마치고 LA 다운타운 뮤직센터의 대형 공연장인 아만슨 극장에서 지난 21일부터 공연을 시작했으며, 다음달 1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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